<미래포럼> "아웃소싱 정착" 풍토 조성을

서진구 미디어밸리 사장

 요사이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쓰는 자동차를 렌털카로 대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를 사면 이를 관리할 직원을 고용해야 하고 고장이 나면 수리비가 들며 수리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빌린 차는 고장이 나면 다른 차로 우선 바꿔주기도 하고 전문적으로 수리를 해주며 또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도 해주므로 차를 사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미국의 PC업체인 E-Machines사는 한국으로부터 반제품을 수입, 조립하여 4백99달러짜리 PC를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매출이 7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이 회사 직원이 모두 12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애프터서비스·기술지원·클레임처리 등을 외부에서 아웃소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웃소싱을 바탕으로 최근 미국에서는 심지어 1인 회사가 유행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 1인 회사는 기술개발은 물론 제조·판매 및 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매출액이 1억달러 이상 되는 곳도 여러 군데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술이나 제조, 심지어 인사·회계관리 등의 업무까지 아웃소싱에 대한 활용이 많아지면서 아웃소싱을 전문 처리해주는 회사들은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EDS사는 주 정부나 큰 회사들의 전산 운용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회사인데 연 매출액이 1백7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아웃소싱 기업으로 발전했으며, 유럽의 아데코사는 인력파견업체로 연 매출액이 1백10억달러에 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미국 전체 아웃소싱 시장규모는 2001년에 3천억달러에 달할 것이고 일본 역시 45조엔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1년에는 1백조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핵심업무 대행 혹은 부대업무 위탁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아웃소싱은 기업의 경쟁력을 비용(Cost) 대비 성과(Performance)로 보았을 때 기업의 핵심역량인 성과를 최대화하고 비핵심부문을 외부의 전문가 또는 전문기업에 맡겨 비용을 최소화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아웃소싱에 대해 익숙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 사회의 전통적 특성 가운데 자기자신이 직접 하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하고 심지어 부끄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인교육이니 팔방미인이니 하면서 모든 분야에 두루 해박한 사람이되길 원하고 또 그렇게 교육한다. 남을 믿지 않고 될 수 있으면 자신 스스로 모든 것을 처리해 보려고 하는 그러한 태도가 우리 기업의 아웃소싱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를 잘 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업무 처리상의 수준뿐만 아니라 결국은 비능률과 고비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 양성이 소홀해져 왔으며 전문가가 운영하는 전문기업의 창업과 발전을 저해하고 업태나 업종이 다양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 전반에 아웃소싱이 보편화되고 진흥됨으로써 정의사회·신용사회·지식사회로 이행하는 것을 경험하고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혈연·지연 같은 비보편적인 것보다는 능력이나 계약이 존중되는 사회로 자리잡게 되며, 전문화를 통해서 지식수준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고효율의 사회가 되어 선진국에 이를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이다.

 아웃소싱이 원활하다는 것은 특정 업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중소 및 중견 업체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고용의 창출과 유지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며, 직업의 이동성과 노동의 유연성이 제고되면서 경제 전반이 안정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된다.

 따라서 전문가를 인정하고 아웃소싱을 권장하는 풍토와 제도가 조성되어야 하고 세금 등 법적인 지원과 연금제도 등 사회복지제도를 이러한 추세에 따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외환위기를 전후하여 정부에서도 일부 기능이나 업무 중 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민영화·민자유치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대한항공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자사의 일부 업무를 전문회사에 맡기는 등 사회적 구조조정과 궤를 같이하여 다행히도 아웃소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가 강하다는 것은 관련 기업들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문의 기능·기술·전문지식이나 자금을 손쉽고도 경쟁력 있게 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가령 자금이 필요하면 기간·규모·성격에 따라 에인절그룹이나 벤처펀드·은행·투자기관 등이 서로 경쟁하고 때로는 신디케이트나 컨소시엄을 구성, 협력하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자금을 구할 수 있다.

 아웃소싱이 상식처럼 되었을 때 전문지식과 전문분야만 있으면 누구나 사장이 된다는 것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는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