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시스템통합(SI)업체다. 국내 SI업체로는 처음으로 올해 매출 1조원, 경상이익 3백50억원을 바라보는 튼실한 기업이다. 이런 SDS가 최근 새롭게 태어났다. 삼성그룹에서는 보기 드물게 30년간 전산 외길을 걸어온 전문경영인이 사령탑에 오른 것이다. 『정보기술업체는 두가지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산업의 정보화」를 통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정보의 산업화」를 통해 미래 고부가가치 유망산업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 축이야말로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며, 바로 우리 정보산업인의 역사적 소명입니다.』 삼성SDS 김홍기 대표(53)가 최근 열린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전직원을 대상으로 터뜨린 일성에는 오랜 세월을 전산인으로 살아온 그의 소명의식이 짙게 배어 있다. 김 대표가 취임 후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꿈이 있는 경영」. 30여년의 세월을 전산현장에서 살아온 그의 지론은 외형 등의 수치가 경영의 튼실성을 평가하는 잣대만은 아니라는 것. 이보다는 SI를 「업의 개념」으로 승화시킨 「인재 중시」의 마인드 정착을 역설한다. 이를 위해 「꿈이 있는 경영」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IT분야에서 세계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스탠더드 제품을 몇개쯤 확보한 회사, 폭넓고 막강한 기업 네트워크를 가진 글로벌 컴퍼니, 2000년 이후 상장시 주가가 국내 최고인 기업 등이 김 대표가 갖고 있는 「꿈」의 실체다. 특히 SDS가 삼성이 꿈꾸는 차기 수종사업인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을 이루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김 대표의 행보는 관련업계는 물론 전 IT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담:정복남 정보통신산업부장
-지난 98년 한국경제는 수많은 변화와 어려움 속에 한해를 마감했습니다. 우선 지난해 회사의 경영실적을 평가해 주시죠.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삼성SDS는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사업에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9천6백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IT업체로는 처음으로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IMF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가 차원의 각종 정보화사업에 적극 참여, 전자정부 구현과 행정정보화, 군정보화, 대학정보화 등 국가적 경쟁력 향상에 필수적인 분야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명품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계획 아래 소프트웨어 패키지사업을 강화함으로써 위축되던 소프트웨어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여기에 PC통신 유니텔의 경우는 업계에서 최단기간 동안 1백만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볼보 및 거평 시그네틱스 등 대외 SM사업 아웃소싱을 본격화한 것도 국내 SI시장에서는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들어 경기회복을 점치는 시각들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여전히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정보기술분야의 경영환경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세계적으로 보면 정보산업시장은 2001년까지 연평균 17%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어려움이 극심했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태지역 국가들도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SI산업은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10∼15%대의 성장을 이뤄 5조3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무엇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분야의 정보화 투자확대로 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SDS가 올해 달성하고자 하는 경영목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매출계획과 역점사업, 그리고 업계 리딩컴퍼니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삼성SDS는 올해 매출 1조원 돌파, 경상이익 최소 3백50억원 이상을 달성해 99년을 21세기 글로벌 컴퍼니,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위한 한해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적극 추진해왔던 해외 주요 IT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와 삼성SDS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확보한 유니ERP·유니웨어·레이팍스·K웨이브 등 각종 솔루션을 앞세워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확대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유니텔은 사이버시대의 인터넷 솔루션으로 성장시켜 전자상거래(EC)·인터넷 등 미래 전략사업의 진출기반을 확보토록 하는 한편 SDS의 가장 큰 장점인 우수한 인재육성과 확보를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기술 서비스회사로 성장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99년은 전반적으로 외형에 얽매이지 않고 내용을 착실히 다지는 데 중점을 둠으로써 국내 1위보다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컴퍼니로 도약해 나갈 것입니다.
-99년은 21세기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많은 희망과 반성이 교차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사령탑을 교체한 삼성SDS의 21세기 비전을 간략히 정리해 주십시오.
▲삼성SDS는 IMF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7월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고 2002년 매출 2조원이라는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05년까지 세계 수준의 IT문화 서비스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SDS는 10년 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제품을 개발해 세계 10대 IT기업, 막강한 네트워크를 가진 글로벌 컴퍼니로 성장하고 이를 통해 국내에서 주식가격이 가장 높은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이와 함께 고객 중시의 경영, 시간 중시 경영, 업의 개념에 충실한 경영을 통해 지식경영을 강도높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모든 변화와 노력들은 다가오는 21세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하이 퍼포먼스 조직을 실현하는 데 기초가 될 것입니다.
-최근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외자유치와 분사문제는 어떻게 추진할 계획입니까.
▲외자유치는 SDS의 재무건실성 제고는 물론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늦어도 3월까지는 파트너를 정하고 상반기 내 투자규모와 세부 계약내용을 확정지을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파트너는 업계보다는 해외 투자 전문회사와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중이며 외자 유치규모는 약 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분사는 차후의 문제지만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고 경쟁력이 강화되는 방안이라면 굳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향후 기업이 핵심역량 위주로 육성되고 모든 기업이 네트워크를 통해 역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직과 구성원들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안 마련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올해 구조조정의 새로운 수단으로 아웃소싱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전략을 설명해 주시죠.
▲올해 이미 대그룹의 몇몇 회사가 앞다퉈 해외 IT업체들과 아웃소싱 계약을 맺거나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볼 때 아웃소싱은 이제 국내 IT시장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아직까지 해외업체에 비해 아웃소싱 경험이 적은 SDS가 IBM이나 HP 등의 해외유력 업체에 비해 시장경쟁에서 불리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특히 초기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본질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많은 분야의 풍부한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고객사의 업무본질을 파악하는 능력 면에서는 해외업체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맨파워 면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국제 컨설턴트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만도 2천3백명에 이르고 과천과 구미에 듀얼로 네트워크센터를 운영, 시스템다운 걱정이 없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조만간 과다한 초기투자방법을 피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아웃소싱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입니다.
-남궁석 전임 사장의 정통부 장관 입각을 계기로 그간 수없이 지적돼온 SI사업 환경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와 해결수순을 말씀해 주십시오.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부실한 프로젝트 구축은 근절돼야 한다는 게 모든 SI업계의 바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덤핑수주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술경쟁에 의한 정부구매 계약 정립 △품질향상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동기부여가 무시된 헤드카운팅 방식의 업무개선 △적정 대가 지급을 보장하는 제도적 환경개선 △감리제도를 비롯한 사업관리 규제개선을 위한 자율적 사업풍토 조성 △제안서 비용 보상제도 정착 등을 업계는 물론 관련협회 및 단체와 손잡고 중점 추진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SI업체의 궁극적인 모습을 그려본다면.
▲정보기술업체는 업의 특성상 사람밖에 없는 기업입니다. 이를 위해 창조성과 전문성, 그리고 밝고 긍정적인 심성을 중시하는 21세기형 인재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인재는 앞으로 깊이있는 전문교육과 다양한 소양교육을 통해 골드칼라로 배출될 것입니다. 틈 나는대로 지식경영을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고객만족을 위해 24시간 3백65일 연구소에 불이 밝혀 있는 회사, 그리고 그곳에서 젊은 SI인력들이 꿈을 꾸는 회사가 21세기 정보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정리 =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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