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가 현재 미국 인텔과 AMD사가 양분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시장에 회심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는 지난해 말 자체 개발에 성공한 5V용 2M, 4M, 8M 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오는 3월부터 양산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D램에 이은 제2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강력하게 실행,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가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준비해온 기간은 3년. 중간에 이 업계의 선두주자인 AMD사와 인력 스카우트와 관련해 법정 분쟁까지 겪는 우여곡절 끝에 첫 제품을 시장에 내놓게 됐다.
플래시 메모리 사업과 관련, 현대가 내세우는 강점은 D램 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원가 측면에서 경쟁사인 인텔이나 AMD에 비해 훨씬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는 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기존의 4M와 16M 생산라인인 이천 공장의 FAB5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플래시 메모리 생산 공정의 80% 이상이 D램과 동일하기 때문에 생산 원가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며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낙관했다.
현대는 올 3월부터 양산하는 1M×8타입의 8M 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3.45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올 하반기까지 3V, 2V용 16M와 32M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군을 다양화해 오는 2000년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만 연 1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하지만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예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술 개발 시점이 늦어지면서 플래시 메모리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휴대폰용 저전압(1.7V) 제품이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쨌든 LG반도체 인수가 결정되면서 세계 2위의 D램업체로 급부상한 현대전자가 차세대 저장매체로 떠오르는 플래시 메모리시장에서 어느 정도 「일가」를 이룰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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