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출판사(대표 이종원)가 펴낸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99년판)」가 인터넷을 처음 배우는 초보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지난 95년부터 97년까지 5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의 내용을 새롭게 개편한 것. 지난달 15일 처음 선보인 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재판이 거의 매진되고 3판을 준비하는 등 판매부수가 1만부를 넘어섬으로써 다시 한번 대형 베스트셀러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크게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저자인 유해룡씨가 철저하게 인터넷 「왕」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원고를 집필했다는 점이다.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한겨레 문화센터 등에서 오랫동안 인터넷과 정보검색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베테랑 강사로 누구보다도 「컴맹」의 서러움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평소에도 「원리를 알아야 컴퓨터가 쉬워진다」는 지론을 철저히 실천하는 저자로 유명하다. 그 결과 그가 그동안 펴낸 책들은 대부분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윈도95용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 「PC통신 무작정 따라하기」 「윈도95 단숨에 끝내기」 등은 출간하자마자 모두 베스트셀러 목록 앞자리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의 또다른 특징은 출판사가 책 출간 이전에 3명의 예비 독자들로 하여금 책의 내용을 미리 읽어보게 하고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른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제품을 선보이기 전에 시행하는 「베타테스트」 제도를 출판에도 활용한 것이다.
즉 이 책은 1차 집필 과정부터 IBM·애플 등 각각 다른 컴퓨터 사용환경을 가진 인터넷 「왕」 초보자 3명(베타테스터)을 선정해 책의 내용을 미리 따라해보고 틀린 곳이 없는지, 이해가 안되는 곳이 없는지 일일이 확인·보완한 후에 출간됐기 때문에 마치 인터넷 도사인 친구를 옆에 앉힌 듯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각 단원마다 앞머리에 「저희들이 벌써 따라해봤습니다요」라는 난을 두어 이 책을 미리 따라한 초보자들의 인터뷰를 싣는 등 책 곳곳에 인터넷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다. 베타테스터들이 책을 따라하며 겪은 어려움과 에피소드들은 같은 처지인 초보자들의 공감을 자아내, 독학으로 인터넷을 배우는 독자들에게 초보 친구들과 함께 진도를 나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3명의 베타테스터 중 한명인 김광중씨(서가기획 실장)가 말하는 소감을 옮겨보면 『평소에도 자료조사를 자주 하지만 인터넷을 몰라 어려움이 많았는데 베타테스터로 인터넷 책을 한번 완전히 떼고 나니 인터넷 사용에 자신감이 붙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의 설명은 계속 이어진다. 『최근에는 지난해 K리그의 전적이 필요해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구할 수 없었다. 축구협회에 전화했더니 인터넷 주소(http://www.kfa.or.kr)를 알려줬다. 이것을 따라하는 데 일주일, 아니 시간으로 따지면 스물 몇 시간도 안 됐는데…… 이렇게 바로 써먹으니까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나이가 30대 후반인 김광중씨는 다른 기획사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매킨토시는 잘 다루지만 IBM PC는 더듬더듬이다. 그러나 순전히 이번 베타테스트에 한번 참가한 것만으로 영어와 한글 윈도가 꼬여 있는 컴퓨터에서도 자유자재로 「넷 서핑」을 즐기는 네티즌이 됐다는 설명이다.
길벗출판사 이종원 사장은 지난 95년 「인터넷 무작정 따라하기」를 출간한 이래 길벗출판사와 필자가 가장 많이 받은 독자문의는 『성인 사이트를 방문한 흔적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질문이었다며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의 수준을 보는 듯하여 씁쓸하지만 이 책에는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서기선 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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