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진진시스템

 진진시스템(대표 정형성)이 출발한 지는 올해로 6년째. 여느 벤처기업이라면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외형에도 신경을 쓸 시기다. 하지만 서울 구의동 소프트웨어지원센터에 자리잡은 이 회사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아직도 대학의 동아리방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책과 자료들, 개인용 책상도 모자라 회의탁자에까지 놓여있는 컴퓨터. 사무실 어디에도 방문자를 위해 신경을 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동안 사무실 장식이나 회사소개서 같은 문서형식에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 팸플릿에 들어간 그림도 제가 며칠동안 고생해서 만든 거지요.』

 조금은 미숙해 보이는 제품설명서를 웃으며 내보이는 정형성 사장에게선 비록 포장은 화려하지 않아도 기술만큼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배어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진진시스템은 직원 8명, 자본금 4천만원의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 큰 기업임을 과시했다.

 지난해 4월에는 아이네트와 원텔·HK텔레콤의 별정통신시스템을 관리하는 국제관문교환 운영시스템을 구축했으며 10월에는 정보통신부에 자체 개발한 시스템관리 프로그램인 「JJ-파워넷」을 공급했다. 또 최근에는 체신금융망에 JJ-파워넷을 납품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설치에 들어갔다.

 JJ-파워넷은 인터넷상에서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PC자원을 전산실에서 집중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2년간의 기술개발 끝에 선보인 이 제품을 이용하면 전산관리자가 일일이 이용자들의 PC에 돌아다니며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변경된 제품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업데이트해준다. 또 원격제어를 통한 장애해결, PC 이용현황과 주변기기 사양 조회, 불법 프로그램 사용차단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제품의 장점은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외국 제품보다 용량이 작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공간은 70KB에 불과하고 가격도 PC 한 대당 3만원으로 다른 제품을 쓰는 비용의 20∼30% 정도면 구축이 가능하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해양수산부·한국전력기술·증권거래소 등이 이 시스템을 채용, 구축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98년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에서 우수작으로 뽑혀 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번 체신금융망에 JJ-파워넷이 적용됨으로써 『3백대의 서버와 연결된 1만5천대의 PC를 손쉽게 업그레이드하고 시스템 자원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진진시스템은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회사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문을 두드릴 방침이다.

 『오는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컴덱스 차이나 99」에 JJ-파워넷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중국어판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매뉴얼을 중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중이지요.』

 가격과 기능면에서 제품경쟁력이 있어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하는 정 사장은 『일본 진출을 위해 국내외 SI업체와의 제휴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윈도95 또는 98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파워넷 라이트 버전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화려한 외형보다는 내실있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고집으로 진진시스템은 오늘도 우직하지만 힘찬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장윤옥 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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