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존의 알파칩 생산라인에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구리칩 제조 공정을 본격 도입키로 하고 최근 이를 위한 시험용 장비 발주에 나섬에 따라 구리 장비시장 선점을 목표로 한 관련 장비업체간 수주 경쟁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높은 관심은 삼성전자의 이번 구리 장비 발주가 국내 최초의 구리 설비 도입 사례여서 향후 국내 구리 장비시장 선점을 위한 주요 교두보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고 세계 최대 D램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자사 구리 장비를 채택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대외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삼성의 구리 장비 수주전에 참여한 업체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와 화학증착(CVD)장비 전문업체인 노벨러스, 그리고 구리 관련 도금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세미툴 등 3개 업체다.
하지만 어플라이드의 경우 오는 4월경에나 양산용 구리 장비를 출하할 계획이어서 이번에 삼성전자로부터 구리 장비를 수주하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수주전은 노벨러스와 세미툴의 경쟁으로 압축되는데 세미툴의 경우 국내 인지도가 낮고 장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 반해 노벨러스는 그동안 삼성전자에 CVD 장비를 대량으로 공급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구리 장비는 노벨러스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장비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시드(Seed)층 도포, 구리 증착, 화학·기계적 연마(CMP), 연마후 세정 등과 같은 개별 구리칩 제조 공정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노벨러스로부터 공급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의 핵심 기술 분야를 특정 장비업체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삼성전자의 전략 때문이며 장비 도입비 절감 차원에서도 시드층 도포 및 화학·기계적 연마 부분은 기존 장비를 개조해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장비업체로서는 이번 구리 장비 수주전에서 이긴다 해도 제품 공급을 통한 매출 증대보다 홍보 효과 측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에 있을 실제 양산용 장비 수주전에는 어플라이드의 본격적인 가세와 세미툴의 전략 보강 등 새로운 변수로 또다른 경쟁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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