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무려 2만3천여종의 직업이 있다. 그 중 「매트리스 워커」 「우표 빠는 사람」이라는 직업도 있다. 매트리스 워커는 침대의 부드러움을 조사하기 위해 하루 8시간씩 맨발로 요 위를 밟고 다니는 직업이고, 우표 빠는 사람은 우표나 봉투를 붙이는 데 자기의 혀를 빌려주는 직업이다. 사회가 다양해진 만큼 직업도 세분화한 것이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도 현재 1천2백37개 직종에 1만1천5백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변화에 따라 버스안내원·타자원 등은 퇴출되고 웹전문가·인터넷검색사·기업인수합병(M&A)전문가 등이 새로 탄생했다.
IMF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직업관이 변했다고 한다. 한 기관이 15세 이상의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동안 부와 높은 신분을 상징하는 이른바 「사」자 돌림의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반면 교사·공무원이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신분이 보장되는 직업이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자영업은 3위로 조사됐다고 한다.
IMF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를 몰고 온 것은 직업관뿐만이 아니다. 대학생들의 취업관도 달라지고 있다. 서울중기청이 최근 서울지역 37개 대학 2백12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및 창업의식을 조사한 결과 53.8%가 졸업 후 취업을 원하지만 취업대상업체를 종전 대기업 위주에서 탈피, 벤처기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 17.5%가 꼽은 창업 분야도 정보통신·소프트웨어 분야가 73.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창업동기는 이색적이다. 흔히 취업난 때문에 창업을 고려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완전 다르다.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가장 주된 창업동기로 꼽았고 다음으로 「자아실현」 「경영자의 꿈」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벤처 창업이 개인의 철학과 기술개발 능력 그리고 기업가적 자질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올바른 인식전환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달라진 직업관이 정착돼 사회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면 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허세 등 거품이 빠진다면 입시열풍도 사라지고 직업을 통해 귀천을 따지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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