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전자거래기본법 통과 기관.업계 반응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그동안 많은 관심을 모았던 "전자거래기본법"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이 통과됐다. 전자문서의 법적효력 부여와 전자거래진흥원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전자거래기본법"과 출연연을 5개 연구회로 구분해 총리실 소속으로 이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정부출연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의 제정으로 전자상거래의 확산과 출연연의 구조조정 및 획기적인 연구풍토 개선이 기대된다. 전자거래기본법과 출연연법 제정 의미와 관련기관의 반응을 살펴본다.

<편집자>

　전자상거래를 법제도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전자거래기본법이 5일 국회를 통과했으나 환영해야 할 관계기관 및 업계는 무덤덤한 표정이다. 관련부처에서는 이번 전자거래기본법의 국회 통과로 보다 신속하게 포괄적인 디지털 경제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정작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업계와 관련기관들은 당장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반응이다.

　특히 전자거래기본법에 전자상거래 촉진과 체계적인 진흥을 위해 「전자거래진흥원」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기관 설립에 따른 예산문제가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산적해 있는 일들을 제대로 처리해 나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이번 기본법에 산자부가 예산범위 내에서 지원하며, 전자문서 표준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통해 예산을 조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으나 이같은 규정만으로 전자거래 진흥업무를 감당해 내기란 턱없으며 결국 업계부담으로 돌아오지 않겠느냐는 반응들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전자상거래는 단순한 거래수단의 전자화가 아닌 기존 거래구조의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것으로, 기본적인 거래업무뿐만 아니라 통신·보안·인증 등 다양한 기술적인 문제까지도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같은 일은 전문인력 확보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충분한 예산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자문서와 전자서명에 대한 법적 효력을 부여한 것에 대해서는 『범세계적인 전자상거래화 추세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국내 전자상거래 확산과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전자거래기본법 초안이 나왔을 때 민간주도의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반하는 새로운 규제라며 매우 냉담한 반응을 보였었다. 업계의 가장 큰 반발을 샀던 것은 바로 쇼핑몰 개설시 정부에 신고토록 한 점이었다.

　그러나 전자거래기본법이 이번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삭제, 업계가 보다 자율적으로 급변하는 사이버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