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3사 신년사

 삼성전자와 LG전자·대우전자 등 전자 3사는 4일 시무식을 갖고 올해 업무를 시작했다. IMF라는 국가경제 위기속에서 지난 한해를 넘긴 3사의 최고경영자들은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가지로 기업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새해 계획을 밝혔다. 3사 대표의 신년사를 요약정리한다.

<편집자>



 지난해 우리는 외환위기와 구조조정, 전략수출시장 침체 등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 노와 사가 한마음이 돼 총력을 경주했다.

 연초부터 수출에 매진하는 한편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왔고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품질혁신 등 원가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전 사업장에서 활발히 전개했다.

 그 결과 우리는 전년도보다 더 훌륭한 경영실적을 거두었고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그러나 올해는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 등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해 이번 경제위기의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해가는 동시에 재무구조 혁신과 핵심역량 강화, 성과주의 정착 등에 초점을 맞추어갈 계획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기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개인의 경쟁력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올해에도 휼륭한 성과를 거두어 노와 사가 함께 발전하고 LG전자 CU가 21세기 중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삼성전자>

 지난 한해는 나라 전체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큰 변화와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많은 고생을 했지만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하면 된다」는 귀중한 교훈도 얻게 됐다.

 최근 경제지표 호전과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으로 우리 경제가 위기를 탈출했다고 하지만 IMF의 근본원인이었던 취약한 기업경쟁력이 강화되지 않는 한 위기가 끝났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올해에는 언제 또다시 닥칠지 모르는 최악의 경영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질을 확고히 정착시키고 동시에 21세기 디지털 멀티미디어시대에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혁신을 가속화해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견실경영체제를 다져 나가는 한편 디지털 네트워크시대에 맞는 마케팅역량을 배양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30년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자세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자.

<대우전자>

 한해의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새해 첫날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는 방향조차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 그동안 대우전자는 세계 곳곳에 사업장을 건설했고 이러한 사업들이 결실을 얻어 세계 속에 대우전자의 명성을 심어왔다.

 지난해에는 IMF의 어려움 속에서도 경쟁업체들을 누르고 꾸준히 시장을 늘려왔으며 세계 5대 가전업체로서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빅딜 파문에 휩싸인 데 대해 지난날 수년간 사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책임을 통감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매우 어렵지만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정부 당국 및 그룹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소유주가 누구로 바뀌던 대우전자 조직을 최소 5년간 존속시키도록 할 것이며, 앞으로 2, 3년간은 내 책임하에 대우전자를 이끌고 갈 생각이다. 서로 불신하고 반목하기보다는 힘과 지혜를 모아 오늘의 이 시련이 훗날 더 큰 열매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희망을 갖고 정진해 주기 바란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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