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전문업체들이 대여제를 통해 극심한 내수시장 위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를 찾아가고 있는 반면 사업다각화를 내세워 정수기시장에 후발진입했던 비전문 정수기제조업체들과 가전업체들은 방문판매원들의 조직적인 반발로 정수기사업 구조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비전문 정수기제조업체와 가전업체는 대부분 정수기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사 제품을 판매할 별도의 방문판매회사를 설립하거나 외부의 방문판매조직에 영업을 위탁했는데 이것이 결국 화근이 된 것.
IMF이후 정수기 판매량이 급감하고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자 이들 비전문 업체는 정수기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 제품공급을 중단하고 방문판매조직도 해체시키는 등 철수작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일부 방문판매원들은 임의로 제품을 생산, 모(母)회사의 브랜드를 도용하거나 모회사를 사칭해 영업활동을 벌이면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대우전자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인천공장 특기사업부에서 정수기를 생산, 우리정수기판매주식회사라는 방문판매회사를 통해 제품을 판매해왔으나 올 초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생산을 중단하고 정수기사업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대우전자의 정수기를 판매하던 방문판매조직원들은 최근 DEC라는 새로운 판매회사를 설립, 정수기 방판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이 과정에서 대우전자를 공공연하게 거론해 물의를 빚고 있다.
대우전자 측은 이에 대해 여러차례 시정을 요구했으나 완전히 해결이 되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신성이엔지도 지난 95년부터 자사의 연구소에서 정수기 및 공기정화기 등을 생산, 별도의 방문판매회사인 신성씨엔지를 통해 정수기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판매가 부진하고 갈수록 채산성이 악화되자 사업철수를 결심하고 97년부터 방문판매영업을 중단할 것을 신성씨엔지 측에 요구했으나 방문판매원들의 반발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성이엔지와 신성기술연구소는 신성씨엔지에 대해 자본금 및 물품대금을 조기회수하는 방식으로 올 초 부도처리했으나 방문판매원들은 퇴사후 별도의 판매회사를 설립, 정수기 영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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