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항공우주와 정보통신 등 미래형 첨단산업에 뛰어들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신 지식집약화의 여지가 많은 자동차·철강 등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밝혀 산업자원부의 「신산업정책」과 상반되는 의견을 제시했다.
KDI는 21일 발표한 「중장기 산업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과학기술 기반과 자본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선진국 수준의 기술혁신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정된 연구개발 재원을 갖고 효율적인 기술혁신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우위 확보가 가능한 기술분야를 선정,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KDI는 주장했다.
또 생명과학·신소재 등 미래형 첨단산업은 기존 산업의 지식집약화가 완성된 일부 선진국에서만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첨단산업보다는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산업자원부와 산업연구원(KIET)은 성장한계에 직면한 자동차와 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 대신 정보통신·신소재 등 첨단기술 및 지식기반산업을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신산업론」을 펴고 있다.
KDI는 또 기업들의 기술혁신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선진국의 다국적기업이 설립하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기술센터를 한국에 유치하도록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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