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1월 말 현재 프로테이프 대여·판매시장에 선보인 작품수는 총 4백98편으로 작년 같은 기간(5백95편)에 비해 16% 감소했고 판매량은 17% 줄었다. 그러나 작품당 판매량은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업체들이 판매양극화 현상에 따라 대작중심의 판촉활동을 전개했고, 함량미달인 작품은 아예 출시하지 않은 까닭이다. 비디오 마니아의 연령층이 낮아짐에 따라 고교생 관람가를 양산하고, 성인층을 겨냥한 액션·드라마를 대거 출시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장르별로 보면 11월 말 기준으로 액션물이 전체 출시편수의 32.3%(1백61편)를 점유했고 다음으로 드라마(1백24편)·스릴러(77편)·코미디(56편)·만화비디오(37편)·에로물(27편) 등의 순이었다. 에로물의 경우 퇴조현상이 뚜렷, 작년에 비해 무려 53%나 감소했으며 코미디물은 27편이 줄었다.
드라마의 경우 우일영상과 세음미디어가 각각 26편과 20편으로 가장 많은 출시편수를 기록했고, 만화비디오는 브에나비스타가 「밤비」 등 16편을 출시, 전체의 43%를 점유했다. 스릴러물은 「트리거 임펙트」 「킬러페이스」 등 17편을 출시한 CIC가 수위를 차지했고, 액션물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세음(54편)·우일영상(27편)·스타맥스(24편) 등이 상위 3위권을 점유했다. 또 에로물은 세음과 새한이, 코미디물은 CIC와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올해 작품난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업체는 영성프로덕션과 CIC를 꼽을 수 있겠다. 영성은 작년에 비해 무려 19편이 감소하는 등 양과 질면에서 크게 고전했다. CIC는 양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작년에 비해 2% 증가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자칼」 외에는 변변한 작품을 내세우지 못했다. 브에나비스타의 경우 출시편수는 작년에 비해 무려 36% 감소한 20편에 불과했으나 작품난보다는 「선별 출시」 방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출시편수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업체는 우일영상이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 뉴라인영화사 작품을 끌어들여 작년에 비해 무려 85%나 증가한 72편을 출시했다. 새한은 제일제당·현대방송과 작품수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작년대비 11% 증가하는 상대적인 안정세를 구가했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와 20세기폭스의 출시작 증가세는 현지 로컬사업 확대방침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월 말 기준으로 올해 판매량에 있어 급성장을 보인 업체는 새한이다. 전체시장의 10%를 점유, 작년에 비해 5%포인트 증가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우일영상도 작년에 비해 53% 증가한 66만여개를 기록했으며, 스타맥스는 23% 증가한 1백54만개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세음과 영성은 작년대비 각각 26%와 25% 감소한 1백13만개, 51만개를 기록했으며 비디오메이저사인 CIC는 무려 40% 감소한 47만개 판매에 그쳤다. 20세기폭스사도 작품난으로 작년대비 23% 감소한 59만개 판매에 머물렀다. 그러나 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작년대비 14% 증가한 63만여개를 판매했고, 브에나비스타는 5% 감소한 71만여개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총 판매량은 7백12만여개, 작품당 평균판매량은 1만4천2백77개로 작년(1만4천3백36개)보다 59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같은 실적에 대해 3월·6월의 시장이 워낙 침체된 데다 블록버스터급 화제작들이 수요를 견인하기보다는 경쟁작품의 수요를 잠식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편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작품은 20세기폭스의 「타이타닉」(11만8천여개)이며, 다음으로 「페이스 오프」(브에나비스타·10만개), 「맨 인 블랙」(컬럼비아·9만2천개), 「에어포스 원」(브에나비스타·9만1천5백개), 「에어리언 4」(20세기폭스·7만8천개) 등의 순이었으며, 우리영화는 「접속」(스타맥스·6만7천여개), 「여고괴담」(스타맥스·6만5천여개), 「편지」(스타맥스·6만개) 등의 순이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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