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월드 상품 핫 hot&cool 쿨 (35);프린턴 PT100

세이코 엡슨 "프린턴 PT100"

 일본의 대표적 프린터업체인 세이코 엡슨이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PC를 사용하지 않고도 인쇄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 전용프린터 「프린턴 PT100」을 시판해 디지털사진시장 형성을 도모하고 있는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디지털사진시장은 저가 디지털카메라가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한 95년 당시 시장전문가들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안에는 본격 보급에 돌입했어야 하나 저가 디지털카메라의 경우는 열악한 화질, 고가제품의 경우는 경기악화와 수요부재라는 벽을 뚫지 못한 채 아직도 은염사진시장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시장형성단계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사진이 은염사진의 벽을 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화질.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해 프린터로 인쇄한 디지털사진의 화질은 아무리 고가의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다 해도 현재까지는 은염사진 수준에 못미친다. 그러나 최근 들어 1백만화소 이상 메가픽셀급 디지털카메라의 등장과 프린트 기술 향상으로 화질의 차이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이번 세이코 엡슨이 출시한 「프린턴 PT100」은 디지털사진의 화질 한계를 프린트라는 측면에서 지원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디지털사진 보급의 또 다른 걸림돌이 돼온 복잡한 프린트 과정을 단순화해 PC 등을 사용하지 않고도 디지털영상을 직접 프린트해 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물론 PC를 매개로 하지 않고 직접 디지털영상을 인쇄하는 프린터가 시장에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일부 가전업체들이 이와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있으나 이번 세이코 엡슨의 참여는 이 회사가 일본을 대표하는 최대 프린터업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 유지비가 많이 드는 승화방식으로 인쇄가능 크기도 엽서크기에 불과했던데 반해 「프린턴 PT100」은 유지비가 적게 드는 잉크젯방식에 A4크기까지 인쇄가 가능하다.

 세이코 엡슨은 실제 유지비를 비교한 결과 「프린턴 PT100」을 사용할 경우 엽서크기의 사진 1장당 소요비용이 용지와 잉크를 합쳐 총 31엔으로 기존 승화방식 제품의 60엔보다 크게 낮다고 밝혔다. 또 24장짜리 35㎜ 필름을 사용해 출력한 사진 55.1엔, 어드밴스트 포토 시스템(APS) 필름 사진 62.3엔과 비교해서도 비용이 크게 절감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는 은염사진을 크게 앞선다.

 「프린턴 PT100」에는 지금까지 PC를 사용해야 했던 프린트 관련 기능들이 거의 대부분 탑재돼 있다. 제품 상단 오른쪽에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기능을 조작하는데 용지종류와 크기, 레이아웃, 화면의 선택과 매수 등을 지정하는 기본기능뿐 아니라 스피커를 통해 「메모리카드를 넣어 주세요」 「입력중입니다」라는 음성메시지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PC와 달리 메모리카드 내의 영상데이터를 디스플레이 상에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메모리카드에 있는 영상 모두를 인덱스 인쇄한 뒤 원하는 사진을 골라 최종적으로 프린트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인덱스 인쇄는 A4용지 1장에 80컷까지 가능하다.

 「프린턴 PT100」은 주요 타깃이 PC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디지털카메라 사용자들이지만 PC와의 연계사용도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프린턴 PT100」의 가격은 6만9천8백엔으로 이 제품과 성능이 비슷한 PC용 프린터가 12월 현재 3만엔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PC활용에 익숙한 사용자들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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