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전자상거래 왜 부진한가

이두희 고려대 마케팅연구센터 소장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장래는 매우 밝다. 현재의 예측대로라면 인터넷 사용자는 오는 2000년에 국내에서만 7백50만명, 전세계적으로는 17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거래할 것으로 보이는 세계시장의 규모는 해마다 증가해 2005년에는 미국에서만 3천2백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보고도 있다. 시장에 대한 정의와 분석방법에 따라 예측치는 서로 다르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이러한 희망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2백∼3백개의 인터넷 쇼핑몰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그 성과는 매우 부진하여 한 달에 1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쇼핑몰의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같은 판매부진의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시기상조론이다.

 이 논리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국민의 5%에 불과해 일반 국민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기가 되기 전까지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 힘들다고 본다.

 그리고 다른 논리는 경제불황론이다. 이에 의하면 역사적인 경제불황에서 고가의 컴퓨터가 없이는 불가능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논리는 쇼핑행태 불일치론으로 인터넷 쇼핑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고 만져보면서 하는」 쇼핑의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부진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상황의 미성숙에 있다기보다는 시장을 확대 개척하려는 노력의 부재, 즉 마케팅의 부재에 있다고 본다.

 지금은 익은 감을 딸 때가 아니라 감나무를 심고 거름을 주어야 할 때인 것이다.

 요즘과 같은 불황에도 작년 대비 2백% 이상의 매출성장을 보이고 있는 케이블TV 홈쇼핑을 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만져보지 않고 구매하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PC 보급률이 세계적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문제해결의 관건은 「인터넷 사용자」들을 어떻게 「인터넷 쇼핑자」로 전환시킬 것이냐와 「인터넷 비사용자」들을 어떻게 「인터넷 사용자」로 유도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마케팅의 문제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인터넷의 특수성과 마케팅의 전략성을 결합한 인터넷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인터넷 쇼핑몰의 현황과 인터넷 쇼핑자들의 구매행동에 관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관한 마케팅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것이다. 이 플랜은 각각의 쇼핑몰들이 구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들과 정부·언론·학계가 담당해야 할 일들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 쇼핑몰들은 시장을 조기 성장시키기 위해 공동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작은 시장을 놓고 결투를 할 때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여 시장의 규모를 확대시켜야 할 때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자쇼핑몰들이 추구해야 할 게임은 상생의 윈윈(WinWin)게임이지 죽이지 않으면 죽는 결투는 결코 아니다. 인터넷 쇼핑몰 경영자들의 마인드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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