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 국산 온라인 게임 눈독

 외국 업체들이 국산 온라인 게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미국·유럽·동남아시아 등지의 인터넷 서비스업체나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이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잇따라 방문, 국내 업체의 기술력 및 인력·콘텐츠를 인수하겠다고 적극 제의하는 등 국산 온라인 게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외국업체는 특정 콘텐츠에 대한 판권계약 제의보다는 대부분 몇몇 온라인 게임업체를 통째로 사들여 국내업체들이 향후 개발하는 온라인 게임 소프트웨어(SW)를 자국을 비롯해 전세계에 서비스하거나, 일부 기술과 관련 인력을 영입하는 등의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넷게임」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버와 인터넷망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메닉스(대표 손승철)·아블렉스(대표 이철원)·청미디어(대표 김양신)·태울(대표 조경래) 등 4개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올들어 미국 M&A 전문가와 싱가포르 인터넷 서비스업체 등 몇몇 외국 업체들로부터 4개사를 한꺼번에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넷게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M&A 관계자가 4사를 방문해 미국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와 연결해 4사의 지분과 인력을 모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특히 싱가포르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GRC의 경우 한국의 통신 및 인터넷 시장분석을 담고 있는 자사의 사업계획안을 들고 찾아와 4개사 콘텐츠를 모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들 외국 업체는 당장 지분투자가 어려울 경우 영문서비스 계약이라도 체결하자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국내 창업투자사들도 이들 외국 업체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의 그래픽 머드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 지난 7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대표 김교창) 역시 미국 현지의 인터넷 서비스업체들로부터 지분투자 제의를 받고 있으며, 「리니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NC소프트(대표 김택진) 또한 게임엔진과 개발인력을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상당수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자우편을 통한 사업제휴 문의는 비일비재하다는 게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설명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외국 업체들이 국내 온라인 게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온라인 게임에 대한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점 때문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하며, 『이같은 현상이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국내업체들은 대부분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인력은 물론 회사 자체를 외국에 팔기보다는 향후 개발할 콘텐츠에 대한 프로젝트별 투자를 원하고 있어 당장 「딜」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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