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방 폭증" 이유 있었네

 통칭 「게임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서비스업체들이 불과 1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1천개가 넘을 정도로 급증하면서 최근 관계당국과 업계간에 허가지침 및 관련법령 제정과 관련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청소년문제 및 불법복제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신종 정보통신·오락서비스의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방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게임방 급증 배경>

 게임방의 뿌리는 지난 95년경 등장한 「인터넷카페」라는 설이 일반적이며, 지금과 같은 형태의 게임방이 첫선을 보인 것은 96년말 무렵 고시촌이 밀집해 있는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 주변으로 파악되고 있다. 심야족이 많은 고시촌에서 게임방이 호황을 누리자 97년 들어서는 체인점이나 프랜차이즈업 형태로 진화되면서 가맹점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와 주요 상권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게임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올해 하반기다. 상반기에 시작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여파로 실직자들이 양산되고, 은행들이 다시 일반대출을 속속 재개하면서 자영업을 모색하던 실직자들이 게임방사업에 잇달아 뛰어들었다. 여기에 고속통신회선 사용료 인하, 온라인 네트워크게임이 지원되는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등이 맞물려 3·4분기 들어선 하루에 수십개씩 신설돼 IMF시대의 유망업종으로 각광받았다.

<사업자금과 수익>

 25평(컴퓨터 20대 설치 가능) 규모의 게임방을 개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최소한 1억원, 지방은 5천만∼8천만원이 필요하다고 업주들은 말하고 있다. 사업장 임대와 PC 구입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며, 다음으로 가구를 포함한 인테리어·전용선 설치비 순이다.

 게임방의 고정지출 비용은 전기료와 통신요금, 전용선 사용료 및 종업원 임금 등이다. 20대 안팎의 컴퓨터를 들여놓은 경우 주로 2백56Kbps급 전용선을 사용하고 있는데, 15만원 안팎의 기본설치비에 매월 70만∼80만원 정도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컴퓨터를 50대 이상 설치할 경우 필요한 T1급 전용선은 사용료가 월 2백만원 안팎이다.

 게임방 이용료는 시간당 평균 2천원으로 게임방 매출은 대개 월 1천만∼2천만원이다. 게임방 업주들은 이 중 60∼70%가 순익이라고 귀띔한다. 사업자 증가로 게임방의 이익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신규사업자들이 게임방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비교적 관리가 쉬우면서 다른 업종이 비해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실태>

 게임방 이용자는 통상 대학생이 50%를 차지고 있으며, 중·고등학생이 30%, 일반인들이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3∼9시에는 중·고등학생이, 10시 이후 심야에는 대학생·성인들이 많은데, 날을 새는 심야족들이 적지 않아 게임방의 매출 중 심야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고 있다. 특히 토요일밤이나 연휴 전날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게임방은 게임 외에도 인터넷검색·출력서비스 등 PC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게임서비스의 매출비중이 80% 이상이라고 게임방 업주들은 밝힌다.

<산업적 파급효과>

 게임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관련업계는 톡톡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우선 게임방에는 PC가 필수적이므로 게임방 급증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은 PC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세진컴퓨터랜드 등은 전담팀을 구성하고 특판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속 통신전용선을 제공하는 업체도 게임방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국통신·데이콤·현대정보기술·SK텔레콤·아이네트 등 대부분의 인터넷서비스제공업자(ISP)가 게임방 특수잡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19인치 이상 대형 PC모니터 및 25인치급 이상 TV모니터 등도 게임방 폭증으로 공급이 달릴 정도다. 인기대작을 확보하고 있는 PC게임 유통사와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도 게임방 덕택에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컴퓨터용 책걸상을 만드는 가구업체와 인테리어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련업계는 지난 1년간 게임방으로 인한 금전적 파급효과가 최소한 1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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