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닥잡힌 "빅딜" 전자산업 밑그림 어떻게 바뀔까.. 부품업계

<> 일반부품

 5대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 빅딜은 부품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대우전자와 연을 맺고 있는 오리온전기·대우전자부품·한국전기초자 등 부품 3사와 삼성자동차의 부품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삼성전기·삼성전관·삼성코닝 등이 빅딜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현재 빅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인 이 업체들은 이해득실을 따져보면서 향후 진로를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다.

 삼성 측의 부품사들은 빅딜과 관련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삼성전기는 우선 가장 두통거리 중의 하나인 자동차부품을 자연스럽게 정리함으로써 전자부품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6천억원 이상을 투자한 부산공장의 올해 매출이 1천억원에 불과해 상당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자동차부품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대우전자부품을 가져옴으로써 전자부품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익성 제고와 함께 사업확대효과를 거둘 수 있어 이번 빅딜의 최대 수혜업체로 여겨지고 있다.

 대우계열의 부품사들은 대우전자의 빅딜로 인해 제각각의 길을 걷게 됐다. 우선 대우전자부품은 대우전자로 흡수합병된 후 삼성자동차와 빅딜됨으로써 삼성전기로 흡수되게 됐으며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오리온전기는 홀로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오리온전기 측은 15일 워크아웃이 결정된 이후 회사방향을 수립할 계획이지만 홀로서기에는 난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생산물량의 40%를 의존한 대우전자와 관계가 끊어짐으로써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을 뿐만 아니라 대우전자와 함께 추진한 「A프로젝트」 등 기존 사업들을 모두 중단하게 됐다.

 특히 브라운관 특성상 세트의 개발과 함께 신제품 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이제 대우전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상당기간 신제품 개발도 어려울 전망이다. 유리벌브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전기초자는 이번 패키지딜 대상에 빠져 자동차부품업체인 대우정밀로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빅딜에 따른 후유증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으로 상당한 감원이 예상된다. 당장 자동차부품을 전담하고 있는 삼성전기 부산공장의 경우 현재 1천여명의 인력이 있는데 대우자동차의 부품납품업체들과 사업이 중복되기 때문에 큰 폭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대우전자부품도 삼성전기로 넘어갈 경우 중복된 2백여명의 관리인력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해외사업장의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워크아웃 대상인 오리온전기 측과 대우정밀에 흡수합병된 한국전기초자는 사업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빅딜과 관련해 그룹에서 정확한 지침을 주지 않고 있어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있다』면서 『구조조정도 좋지만 하루빨리 회사가 정상을 찾을 수 있도록 정확한 내용이 확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는 자동차사업의 이전에 따라 해외합작선과 삼성전기 측의 투자분 처리를 놓고 상당기간 씨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빅딜의 파장은 이들 업체뿐만 아니라 당장 대우전자와 거래하던 중소부품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우전자의 부품공급업체들이 상호 중복되기 때문에 일부 부품업체들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대우전자와 함께 해외에 공동으로 진출한 부품업체들은 향후 구조조정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상당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 반도체 부문

 책임경영주체 선정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온 반도체부문은 이번 정·재계 간담회를 통해 25일이라는 최종 협상시한이 결정되면서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게 됐다.

 국내 총 수출의 1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부문의 빅딜은 전자산업은 물론 국내 산업 전체에 엄청난 파장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개별 반도체업체별로 성장해온 반도체장비 및 재료업계에는 소자업체보다 더 큰 규모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합병 대상업체에 계열화된 재료 및 장비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로 분사의 길을 걷게 된 대우ST반도체설계는 대우전자의 차세대 가전제품용 ASIC설계업체라는 당초의 목표와는 달리 독자적인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로의 변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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