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말 대형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의 연쇄부도 파장으로 인한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작년말 불어닥친 IMF한파로 인한 급격한 수요감소로 국내 게임업체들은 다시 한번 호된 시련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PC게임 개발사들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으며, 올들어선 사상 처음으로 국산게임의 심의편수가 외산게임을 능가하고 있다.
그러나 좀더 깊이 들여다 보면 개발사들의 경영여건은 히트작을 내놓은 극소수업체와 그렇지 못한 대다수 개발사간의 양극화현상이 크게 심화돼 전체적인 PC게임 개발사들의 생존환경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양극화의 1차적인 원인은 게임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에 있지만 개발사들의 영세성과 개발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마케팅 능력의 부재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들어 첨단게임산업협회(KESA)가 60개의 국내 PC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본금이 1억원 이하인 개발사가 33개로 전체의 43.4%를 차지한 반면, 5억원 이상인 업체는 13.2%에 불과했다. 또 인력보유현황을 보면 개발자가 10명 이하인 업체가 18개사로 30%에 달한 반면, 30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개발사는 16%에 불과했다.
이 같은 영세성의 원인은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모여 즉흥적으로 게임개발사를 창업하거나 기존업체에서 나온 개발자들이 재취업 대신 창업하는 형태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20대의 젊은 연령층이 주류를 이루는 게임 개발사의 특성상 사업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고 후원자를 확보하기도 어려워 영세성이란 숙명을 지닌 게임 개발사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무일푼으로 시작해 단기간에 대기업으로 성장한 국내외 일부 벤처기업의 성공사례를 상기할 때 영세성이 게임 개발사의 미래를 부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는 없지만, 기술담보나 순수 벤처기업 투자자(에인절) 등이 많지 않은 국내여건을 고려할 때 지나친 영세성이 경쟁력 확보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같은 영세성은 인건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무리한 개발일정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완성도가 낮은 게임을 내놓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작 개발에 2억원 이하를 투입하고 있다는 개발사가 70%를 넘고 있다는 첨단게임산업협회의 조사결과는 투자효율성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국내 개발사의 영세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출시 후 버그가 발생해 패치파일을 PC통신으로 제공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것 역시 영세성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국내 개발사들이 소위 베타테스트라고 하는 출시전 성능검사에 할애하는 시간은 보통 1개월 안팎이다. 단 하루의 인건비라도 줄여야 하는 게 영세한 개발사들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세성은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0억원대의 판권계약을 한 개발사도 있지만 대부분의 개발사는 제작사들로부터 3천∼5천카피 정도의 미니멈 개런티(최소판매보장수량)를 제안받기 일쑤다.
통상 소비자가의 25% 정도가 개발사의 몫인 현실을 감안할 때 1카피당 3만원짜리 게임의 경우 게임개발사의 매출 기대금액은 많아야 2천만∼3천만원에 불과하다. 개발비를 최소로 잡아 1억원이라고 할 때 인건비도 뽑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올들어 게임 개발사나 제작사 일부가 신작게임까지 잡지번들로 제공하게 된 배경은 바로 이러한 시황에서 비롯되고 있다. 많은 개발사들이 인건비를 건지는 것을 다행으로 알고 있는 현실은 10억원대의 판권거래 기록 이면에 가려진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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