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정보통신.기계 등 첨단업종, 대기업 분사의 77% 차지

 최근 정부의 구조조정 압력에 따라 대기업들의 분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분사가 전문성·독립성이 비교적 강한 기계·전기·전자·정보통신 등 첨단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97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조사해 발표한 「30대그룹 분사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 그룹 중 현대·삼성·LG·대우·한화·아남·새한 등 8개 그룹 23개 계열사에서 모두 87개사를 분사했으며 이중 전기·전자·기계업종은 77%인 67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분사기업 중 종업원수가 50인 이하인 회사는 47개사, 50∼1백인은 20개사로 1백인 이하의 소규모 회사가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4개)·삼성전자(7개)·삼성전관(13)·삼성전기(4)·삼성코닝(10)·삼성항공(5) 등 전기·전자분야를 중심으로 총 11개 계열사에서 60개사가 분사를 해 전체의 69%를 차지, 분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그룹은 양대 전자·통신 계열사인 현대전자와 현대정보기술에서 각각 7개, 1개가 분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우는 대우전자·대우중공업에서 6개, LG는 LG전자·LG산전·LG정밀 등이 총 7개의 분사를 단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한화그룹은 한화기계·한화에너지에서 2개, 고합은 고합물산에서 2개, 아남은 아남인스트루먼트에서 1개, 새한은 새한미디어에서 1개 등으로 나타났다.

 분사가 이처럼 전기·전자·통신업종에서 두드러진 것은 이 분야가 전문성과 독립성이 비교적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공정위측은 분석하고 있다.

 공정위는 재벌 계열사가 분사를 할 경우 공정거래법 조항을 최대한 유연하게 적용, 계열사에 편입하지 않고 부당 내부거래도 경쟁촉진 효과가 클 때는 문제삼지 않는 등 적극 장려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당사자간 합의나 계약을 통해 경영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했을 때는 계열사로도 편입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앞으로 기업의 분사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분사는 96년에 2개사, 97년에 6개사, 올해 81개사에 달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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