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올림퍼스 50년

 요즘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전자업체들이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다 해서 난리들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광학기기 전문업체인 올림퍼스만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올림퍼스의 올해 매출은 32억 달러, 수익은 9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18%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주가도 지난 11월에 비해 무려 20% 이상 상승했다. 지금의 침체된 일본 경기에 비춰보면 경이적인 수치다.

 카메라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추구해온 올림퍼스는 카메라 이외에도 내시경과 같은 의료장비와 디지털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신규 사업 분야에서 활발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의료장비 부문은 전체 매출의 45%, 수익면에서 80%를 차지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또한 전체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하는가 하면 전세계 업체를 통틀어 이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두 업체 중 하나가 됐다.

 올림퍼스는 특히 뛰어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3개 야심작을 내놓았다. 안경처럼 얼굴에 쓰는 비주얼 디스플레이 장치인 「아이트렉」, 구어를 텍스트로 전환할 수 있는 포터블 리코더인 「보이스트렉」 그리고 음성을 초미세 도트 형태로 종이 위에 전환한 다음 펜 크기의 바코드 리더로 이 도트를 스캔하면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스캔토크」가 바로 그것이다. 카메라·내시경·디지털카메라로 이어져온 올림퍼스의 승전보는 이러한 차세대 디지털 장치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기반 기술이 철저히 담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림퍼스가 이같은 신규 사업 부문에서 경이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얄미울 정도로 호황을 구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사의 마사토시 기시모토 사장은 한마디로 설명한다. 『지금의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씨앗을 우리는 50년 전에 심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카메라 기술 부문에 대대적인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왔다.』

 50년 앞을 내다본 올림퍼스의 연구개발 노력이 이제서야 제대로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림퍼스는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적어도 5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실증한 셈이다.

 이에 반해 국내 기업들의 경우 IMF사태 이후 초긴축에 들어가면서 제일 먼저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를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향후 50년 후에 어떤 처지에 놓일지 올림퍼스의 성공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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