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기독교방송(CBS)에 대한 표준FM방송 허용 이후 타 방송사들의 표준FM 허용 여부가 방송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표준FM은 기존의 AM라디오방송을 FM주파수로 동시에 내보내는 것으로, 그동안 KBS 제1라디오와 MBC 라디오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표준FM은 전시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필요한 기존의 KBS 제1라디오와 MBC AM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추가 신설은 불허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이었다. 이같은 원칙 하에 그동안 표준FM에 대한 허가가 일절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 SBS와 CBS가 출력 10㎾급의 표준FM방송을 새로 허가받은 것이다. 특히 다른 종교방송이나 지역방송들이 3∼5㎾급의 소출력으로 FM방송을 보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CBS측은 이번에 10㎾급으로 표준FM방송국을 허가받아 타 방송사들의 시샘을 받고 있다.
SBS와 CBS가 표준FM방송을 허가받은 이후 KBS·MBC 등 타 방송사들은 아직 표준FM방송을 허가받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른 시일 내에 표준FM의 신규 개국을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현재 문화부에 표준FM을 추가로 신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FM방송용 주파수 자원의 부족으로 정부 허가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선 KBS는 현재 제2라디오(AM)의 표준FM 허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KBS 제2라디오 직원들은 이번 SBS와 CBS에 대한 정부의 표준FM 허가조치에 대해 매우 격앙된 분위기다.
MBC도 전국 8개 지역 AM방송국의 표준FM 송출을 문화부측에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현재 MBC는 서울·부산·대구·대전·전주 등 지역에 대해선 AM과 표준FM을 동시에 송출하고 있으나 마산·춘천·울산·진주 등 8개 지역에 대해선 표준FM방송을 전혀 송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표준FM 송출이 불가능한 8개 지역에 대해서도 표준FM 허가권을 따내겠다는 생각이다.
기존에 FM방송을 운영해왔던 평화방송·불교방송과 AM방송을 운영중인 극동방송 역시 FM주파수의 추가할당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극동방송이 5개 지역, 불교방송이 8개 지역, 평화방송이 대전 등 지역에 FM방송의 추가 개국을 요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M과 표준FM의 출력증강 문제도 방송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그동안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은 3∼5㎾로 출력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번에 CBS가 10㎾로 허가받자 타방송사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허용 배경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측은 CBS가 10㎾를 허가받은 것은 수도권이라는 지역적인 여건과 방해전파(재밍)때문에 높은 출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앞으로 문화부·정통부 등 정부 부처가 주파수 부족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FM방송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주목된다. 한정된 주파수를 갖고 방송사별로 배분하다 보니 특혜의혹이 일기도 한다. 근본적으로는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의 도입을 통해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이지만 DAB의 도입 역시 현재로선 전망이 불투명하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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