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상압력에 따른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제도 폐지문제가 또다시 영화계 최대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영화업 종사자들은 스크린쿼터를 「한국영화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인식, 수성을 다짐하고 있으나 「스크린쿼터 바가지」는 이미 안으로부터 새고 있다. 한국영화 보호의 필요성보다는 눈 앞의 입장수익에 집착하는 일부 영화관들이 공공연하게 이를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의 압력에 대한 「투쟁」에 앞서 집안 단속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스크린쿼터감시단(단장 정지영·명계남)에 따르면 △공연신고 내용과 서로 다른 공연(영화상영)을 하거나 △공연 신고필증을 매표소 앞에 게시하지 않고 △신고 없이 임의로 공연을 중단하거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음에도 영업을 강행하는 등 영화관들의 고질적인 스크린쿼터 위반행위가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시 중구에 소재한 Y극장은 지난 6월 말 한국영화 「조용한 가족」을 상영하겠다고 신고해 놓고 실제로는 외화 「딥 임팩트」를 14일간이나 상영, 3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같은 기간 서울시 강남 S극장 3개관, 영등포 K극장, 종로 H극장, 광주시 동구 A극장 2개관 등은 공연 신고필증을 게시하지 않아 경고를 받았다. 서울시 종로 A극장과 전주시 완산구 P극장은 한국영화 「편지」 「8월의 크리스마스」를 공연신고해 놓고 임의로 상영을 중단해 각각 1일간의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안양시 만안구에 소재한 A극장 2개관은 지난 3월 영업정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외화 「타이타닉」의 상영을 강행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엄격한 감시와 통제 하에서도 97년 39건, 98년 상반기 18건의 스크린쿼터 위반사례가 적발된 실정인데, 쿼터제가 폐지될 경우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스크린쿼터 폐지는 곧 한국영화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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