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냈던 중소 가전업체들이 재기를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중소 가전업체들 대다수는 지난해 말과 올초 가전3사와 동양매직 등 주요 거래처가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갑작스레 납품량을 줄이거나 공급관계를 단절하면서 단기간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어 부도를 냈던 업체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부분이 각자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전문적인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채권단 지원 아래 사원들이 모여 다시 생산라인을 가동, 예정대로 납품처에 제품을 공급하기도 하고 임원, 직원 모두 삼삼오오 팀을 이뤄 직접 물건을 들고 통신판매업체, 각종 전시판매행사, 대형할인매장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이는 등 눈물겨운 노력이 한창이다.
이에 힘입은 탓인지 재기노력 이후 주문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업체들은 한결같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선풍기·가습기·전기히터를 생산하는 J가전은 직원들이 모여 다시 생산라인을 가동, 주요 납품처인 가전3사에 예정대로 납품을 진행했다. 또 최근에는 통신판매 업체를 통해 자가브랜드로 직접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D전자도 주력 제품인 진공청소기·녹즙기를 부도 전 확보해놓은 해외거래처를 활용, 최근 본격적으로 수출활로 개척에 나섰으며 일부 물량을 이미 미주 등지로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S정밀 역시 그동안 거래했던 유통망을 통해 자가브랜드로 직접 제품공급에 나서 자금흐름을 원활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일단 부도를 냈기 때문에 어음융통을 할 수 없어 모든 거래를 현금으로 해야 하며 채권단이 수익을 압류하고 경영 간섭을 하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상황이 나빠지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떨쳐버리기가 힘든 실정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 전기보온밥솥 전문업체인 마마가 재기에 성공한 것을 예로 들면서 이들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마마의 경우 경영진이 다시 일선에 복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IMF 이후에 오히려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가전 업체의 한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가려내기에는 우리나라 어음제도에 많은 문제가 있다』며 『어렵겠지만 부도 전보다 더욱더 강력하게 구조조정을 벌이고 영업활동을 펼친다면 다시 일어설 수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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