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은 DB 전문업체 누리미디어가 「고려사」에 이어 펴낸 또 한 권의 의미있는 CD롬 타이틀이다. 지난 90년 북한에서 출간된 「팔만대장경 해제」 15권을 디지털 데이터로 바꿔 놓은 전자책이다.
팔만대장경 해제는 한자로 이뤄진 목판본 팔만대장경을 우리말로 풀어낸 7천7백76쪽의 종이책이다. 매일 1백쪽씩 읽어나가도 두 달이 넘게 걸리고 2백자 원고지로 계산하면 무려 3만5천장이나 되는 방대한 서적이다. 누리미디어는 북한 사회과학연구원과 출판계약을 맺고 이 책을 한 장의 CD롬에 담아냈다.
이 전자책은 역사학자가 아니라면 그 세세한 내용을 알기 힘들었던 팔만대장경을 누구나 쉽게 읽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팔만대장경은 몽고의 침략이 빈번했던 13세기, 국난 극복에 대한 고려인들의 염원을 5천2백만 글자에 새겨 넣은 목판본이다. 바닷물에 판목을 담갔다가 그늘에 말리기를 3년동안 되풀이 한 후 8만장이 넘는 경판에 일일이 옻칠을 해 7백50년이 지난 지금도 선조들의 예술혼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국내에 출간된 영인본(影印本) 팔만대장경의 경우 한자와 불교 경전의 난해함 때문에 해석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누리미디어가 내놓은 CD롬 팔만대장경은 북한판 팔만대장경 해제를 맞춤법에 맞게 고친 후 불교용어사전을 덧붙이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했기 때문에 검색이 편리하다는 게 특징이다. 키워드 입력 방식으로 방대한 원문 속에서 원하는 부분만 찾아내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목차와 본문을 동시에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윈도 탐색기 기능」, 분류번호와 경전의 번역시기·역자를 색인화해 놓은 「주제별 검색기능」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뛰어나다. 서버에 올려 놓으면 다수의 이용자가 동시에 검색할 수 있는 네트워크버전이라 더욱 소장가치가 높다. 소비자가격은 2백만원. 문의 (02)761-1661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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