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정보화 리더십

 『20년 전에 예견됐던 「종이 없는 사무실」은 한낱 꿈에 불과하다. 사상 유례 없이 많은 컴퓨터들이 사무실과 가정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디지털로 처리되는 시대」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인터퀘스트가 미국 버지니아대 공학·응용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낸 「네트워크, 스크린 그리고 페이지-디지털 시대와 독서의 미래」라는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 보고서는 경제적인 것도, 공학적인 것도 아닌 「사람들은 종이를 더 좋아한다」는 사회적인 현상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는 책을 펼쳤을 때 맡게 되는 종이 특유의 냄새도 포함돼 있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모니터에서 종이 냄새가 나오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상황이 달라지겠는가. 오히려 오랜 세월에 걸쳐 쌓여온 문화적인 습관에서 그 이유를 찾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종이를 좋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몸에 밴 습관이다. 습관은 언젠가는 바뀔 수 있다.

 우리 사회에도 「인터넷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터넷이 모든 정보의 갈증을 해소시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직은 사회적인 기반(네트워크의 초고속화, 콘텐츠의 내실화·다양화 등)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향기 때문에 「인터넷 책」보다 「종이 책」을 더 좋아한다는 보고서의 지적은 「본질과 현상」을 역리시킨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자라나는 세대가 스스로 갖추어야 할 「읽고 쓰고 판단·분석하는 지적 능력」을 등한시한 채 인터넷에 겉멋이 들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건전한 정보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사회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보문화캠페인의 막이 올랐다. 23일 서울을 시작으로 12월 15일까지 전국 10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펼쳐질 이번 캠페인의 주제는 「지역정보화와 교육정보화」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 정보화 리더십을 함양시키는 게 캠페인의 일차적인 목적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역사회 지도층들이 기술과 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21세기 정보화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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