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 전지업계에 특허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삼성전관·SKC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2차 전지 개발을 마치고 생산설비를 구축, 양산을 서두르자 그동안 한국 업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온 외국 전지업체가 거액의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주요 2차 전지업체를 대상으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외국 업체는 영국 AEA를 비롯해 미국 벨코어·에버리디, 일본 아사히카세이 등 10여개사에 달하는데 로열티 규모는 선불금으로 수십만∼수백만 달러, 판매금액의 2∼5%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2차 전지업체들은 앞으로 5∼10년간 수백만 달러 상당의 로열티를 외국 업체에 물게 될 것으로 예측돼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원통형 리튬이온전지 샘플생산에 나선 LG화학(대표 성재갑)은 영국 AEA사로부터 특허 사용에 따른 로열티 요구를 받고 거액을 지불키로 했으며 다른 업체들이 로열티를 요구해 올 것에 대비, 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이온전지를 삼성전자에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관(대표 손욱)도 최근 AEA로부터 비슷한 요구를 받고 현재 로열티 협상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와 리튬폴리머전지 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는 SKC(대표 장용균)·(주)새한(대표 한형수)과 리튬폴리머전지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는 한일베일런스(대표 이충호) 등도 직간접적으로 영국 AEA, 미국 벨코어, 일본 아사히카세이 등으로부터 로열티 지불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이온전지의 캐소드 분야 특허권을 갖고 있는 이안 캐터슨 AEA코리아 지사장은 『LG화학·삼성전관·SKC 등 주요 2차 전지업체들이 자사 특허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 업체들과 접촉, 특허 사용료를 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차세대 2차 전지로 부각되고 있는 리튬폴리머전지 관련 특허를 갖고 있는 미국 벨코어와 영국 AEA도 국내 리튬폴리머전지업체를 대상으로 특허권 사용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 전지업체들이 외국 업체들로부터 특허료 지불 요구를 받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2차 전지를 개발하면서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미국·일본 등 업체의 특허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업체들은 자체 특허를 갖고 있지 못해 외국 업체들과 특허료 협상에서 지불을 회피하기 위해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상호사용)도 할 수 없어 특허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전지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 2차 전지가 본격 생산되는 내년경에는 이들 외국 업체의 지적재산권 사용료 요구 움직임이 더욱 노골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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