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OS에도 "리눅스" 열풍

　PC용 공개 유닉스로 알려진 리눅스(Linux)가 기업용 운용체계(OS)시장에서 영역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년부터 상용 OS인 윈도NT와 유닉스의 틈새시장을 리눅스가 상당 부분 잠식할 것으로 예측할 정도다.

　리눅스가 개인사용자용에서 본격적인 기업용 OS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던 것은 안정성과 효용성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91년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드가 개발해 인터넷을 통해 처음 소개한 리눅스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개 플랫폼이라는 것. 여기에 리눅스 마니아들로 구성된 전세계의 프로그래머들이 리눅스의 커널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이를 다시 공개해 많은 사용자들에게 퍼지게 했다.

　또 사용자들은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즉시 버그를 알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기능이 발전돼어 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리눅스는 누구든지 공짜로 쉽게 다운로드해 설치할 수 있는 OS로 자리를 잡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레드햇·칼데라와 같은 전문 리눅스 개발업체들이 등장해 윈도NT에 맞먹는 편리한 설치 및 관리도구를 개발해 20∼50달러(국내에서는 9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나서 리눅스를 상용화하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려는 인텔과 넷스케이프가 리눅스용 인터넷서버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리눅스가 기업용 OS로 자리를 잡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드웨어와 응용프로그램에 있어서도 리눅스를 지원하겠다는 업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코렐사는 워드프로세서인 워드퍼펙트의 리눅스 버전을 개발한다고 밝혔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최근 자사의 스팍울트라 서버에 리눅스를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짧은 기간에 리눅스가 윈도NT나 유닉스시장을 크게 잠식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리눅스가 본격적으로 기업용 솔루션으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의 선두에 선 기업은 데이콤.

　데이콤은 다음달부터 리눅스 전문업체인 웹데이터뱅크와 공동으로 「데이콤 전용서버 호스팅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이 서버에 리눅스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 서버에 채택할 OS는 레드햇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글처리 부분을 보강한 「알짜 리눅스5.2」버전. 무료인 리눅스를 채택하기 때문에 이용료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웹호스팅서비스의 설치비는 80만원에 월사용료가 보급형은 39만원, 고급형은 59만원.

　이 서비스에 대해 데이콤의 김진석 부장은 『이미 보라넷 서비스에도 일부 리눅스를 채택해 운영한 결과 안정성 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며 『이번에 전면적으로 웹호스팅서비스에 리눅스를 채택함에 따라 다른 기업에서도 리눅스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데이콤의 리눅스 채택을 계기로 아직까지 리눅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많은 기업의 결정권자들이 리눅스로 OS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리눅스기반의 서버를 관리하고 기술을 지원해주는 업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어 국내 리눅스시장은 점차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전세계적으로 7백여만대의 컴퓨터가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하드웨어로는 인텔칩 기반 PC를 비롯해 디지털 알파서버, 선 스팍서버, IBM 서버, 매킨토시, SGI 서버 등 대부분의 중대형 서버가 리눅스를 OS로 탑재할 수 있다.

<구정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