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구기관 기관장들은 뭐하고 있느냐.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 작업을 끝내라.』
출연연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강조해온 강창희 과학기술부 장관이 화가 났다.
강 장관은 지난 18일 과기부 상황실에서 열린 「출연연 기관장 회의」에서 총리실 이관을 앞두고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출연연 구조조정에 대해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기획예산위의 출연연 구조조정 발표에도 불구, 과학기술계 출연연에 대해서는 출연연 자율에 맡기겠다고 수차례 강조해온 강 장관은 『노조 대표부터 젊은 연구원들까지 그동안 모두 만나봤다』며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을 끝내지 못하는 출연연 기관장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9월 말 출연연 구조조정을 위한 임시 이사회와 관련, 지구당 당사를 점령당하는 등 곤혹을 치른 강 장관으로서는 임시 이사회 무산 이후 두달여의 시간을 주었는데도 조직개편 이외에 구조조정의 핵심사안에 대해 진전이 없이 「시간만 가라는 식」으로 어물쩍 넘기려 하고 있다고 출연연 기관장을 질타했다는 후문이다. 강 장관은 특히 『구조조정 문제를 정부에만 미룬 채 출연연 기관장들이 연구회 소속문제에 연연해 하고 있다』고 말하고 『기관장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주인의식을 갖고 구조조정에도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출연연 구조조정은 20일 현재 출연연별로 조직 및 보직자 축소개편, 인력감축, 기관장 공모제 등이 일부 시행됐으나 계약제 확대, 연봉제 도입, 정년 하향 조정, 복무규정 강화 등 핵심사안은 통일교섭을 주장하고 있는 노조와의 협의가 부진, 노사 양측이 협의해 문제를 풀어가기로 합의하고도 현재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과기부는 이에 대해 「정부 출연연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정부안으로 확정돼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는데도 출연연 기관장들이 노조측의 반대를 이유로 너무 안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강 장관은 『출연연이 내년부터 총리실로 이관된다 해도 이관되는 날까지 과기부의 소관 업무는 다할 것』이라며 일부 출연연의 돌출적인 행동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과기부 주변에서는 『출연연이 과기부 소관에서 벗어난다고는 하지만 과기부가 국과위 사무국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총리실 이관 이후에도 출연연과의 관계는 계속될 것이며 구조조정이 미진한 출연연에 대해서는 그만큼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풀이하고 있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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