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하고 싶어도 해당 국가 또는 지역 내 인증규격을 획득하지 못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올해부터 전략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해외 유명규격 인증획득 지원사업」이 예산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9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중기청은 IMF 이후 내수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중소기업이 수출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추경예산 25억원을 확보, 중소기업 해외 규격인증 지원에 나섰으나 대상업체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모자라 정작 지원이 필요한 중소업체들이 수혜대상에서 대거 밀려난 실정이다.
중기청이 최근 실시한 1차 지원사업에는 총 8백60개가 지원신청을 했으나 이 중 41.3%에 불과한 3백55개 업체만 최종 지원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특히 지원금액도 건당 인증비용의 70%에 최고 7백만원으로 못박아 건당 인증비용이 1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미국 UL규격 등 일부 규격을 인증받으려면 지원금액의 2배 이상 추가로 투입해야 할 정도다. 또 다음달 지원대상 업체를 선정, 내년 1·4분기 중 지원할 예정인 99년도 지원사업의 경우도 이번 1차 지원에서 배제된 업체를 중심으로 지원할 예정이지만, 현재 확보된 내년 지원예산이 고작 25억원이어서 1차때처럼 4백개 안팎의 업체만 대상에 포함되고 상당수 중소기업이 또다시 누락돼 지원업체와 미지원업체의 위화감만 조성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지원자금을 기다리다 규격인증과 수출의 기회를 놓치는 등 적잖은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48개 컨설팅 및 지원기관 역시 기업들이 정부지원을 감안, 기존에 추진하던 규격인증 시점을 계속 늦추는가 하면 해당 기관간 경쟁만 과열, 당초 기대와 달리 중기청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중기청은 이에 따라 이미 확보된 예산 외에 내년 추경예산을 통해 예산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는 한편 현재 70%인 지원금 비율을 낮추어 더 많은 기업이 수혜받도록 하거나 인증비용을 융자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 없이는 이번 해외인증 지원사업도 한낱 전시행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외규격 컨설팅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 중 수출을 위해 해외규격을 받기 원하는 업체는 2천5백개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기청이 어차피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촉진하고 중소기업계의 수출을 크게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인 만큼 업계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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