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3D 애니메이션 제작 붐

 3차원 디지털 애니메이션이 21세기형 대중문화 상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난 95년말 월트디즈니가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의 원조격인 「토이 스토리(Toy Story)」를 선보여 흥행에 크게 성공한 이래, 올들어 미국산 작품 2편이 잇따라 선보였다. 이달초 드림웍스와 컴퓨터그래픽(CG)업체인 PDI가 공동 제작한 「개미(Antz)」가 국내외에서 상영중이고, 오는 12월 12일에는 월트디즈니의 「벅스 라이프(A Bug’s Life)」도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월트디즈니는 픽사와 공동으로 「토이 스토리2」를 제작 중이기도 하다.

 3D 애니메이션이 새롭고 신기한 볼거리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국내에서도 3D 애니메이션 제작이 현실화하는 등 바야흐로 3D 애니메이션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B29엔터프라이즈(대표 김혁)는 약 10억원을 들여 국산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인 「철인사천왕」을 제작, 내년 1월 개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작품은 극장판 개봉에 이어 추가로 약 19억원을 투자, 30분용 26부작 TV시리즈로도 제작돼 내년 가을 무렵부터 국내에 방영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의 라이트포인트엔터테인먼트사와 폭스TV, 일본의 간사이TV 등과 1천만달러 상당의 투자 및 수출관련 계약을 진행 중이다.

 「철인사천왕」의 제작에 소요되는 컴퓨터 데이터량은 무려 1테라바이트(TB). 이는 일반 1.44MB 디스켓 약 70만장 분량으로, 이를 A4용지로 출력하면 약 5억장이 소요된다. 국산 극장용 셀 애니메이션 1편에 10만∼15만장의 셀이 사용돼 온 점을 감안하면 「철인사천왕」이 어느 정도 부드러운 동작들을 만들어낼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B29측은 디지 셀(Digi Cell)이라는 독특한 기술을 개발, 3D 영상의 차갑고 딱딱한 질감을 셀 방식을 통해 보완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한스글로벌C&A(대표 이정환)도 약 23억원을 투자,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인 「셀마」(감독 박찬욱)를 제작해 내년 12월 개봉할 계획이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모티브로 해 25세기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룰 예정이다. 이 회사는 「셀마」 제작에 필요한 관련장비와 기술을 한국컴팩컴퓨터로부터 지원받을 예정이며, 일신창업투자와 배급 및 마케팅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 이 회사는 또 국내에서 활동 중인 영화·애니메이션·컴퓨터그래픽(CG) 전문가들과 함께 각종 「플러그인」 및 「인하우스 소프트웨어」 등 「셀마」 제작용 프로그램 개발을 병행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3D 애니메이션은 이제 막 태동하는 분야로 국산작품이 기술과 가격(인건비)면에서 미국이나 일본 작품들과 경쟁할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본다』며 3D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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