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GIS사업 문제많다

 지난 95년부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구축사업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국고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관계기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NGIS구축사업은 과학기술부가 맡고 있는 기술개발분과에서 「GIS구축에 필요한 공통기반SW 기술개발과제」, 정보통신부가 맡고 있는 표준화분과에서 「GIS관련 정보 및 기술의 표준화과제」, 국립지리원이 맡고 있는 지리정보분과에서 「지형도·주제도·지하시설물도의 수치지도화사업과제」 등을 각각 추진해 왔으며 이 가운데 기술개발분과에서 담당하는 「GIS구축용 SW기술개발과제」가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NGIS 구축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과기부·정통부·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국립지리원 등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과 관련단체, 학계,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한달간 NGIS구축사업 추진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순 감사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NGIS구축사업의 부실화 정도가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 GIS구축용 기술개발과제는 GIS 기본SW기술 개발, GIS 시스템통합(SI)기술 개발, 매핑기술 개발, GIS용 데이터베이스(DB)툴기술 개발 등 4개의 중과제로 나뉘어 지난 3년 동안 1백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으나 4개 과제 모두 내세울 만한 구체적인 성과물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SI연구조합 및 쌍용정보통신·효성데이타시스템·현대정보기술·한전정보네트웍·코오롱정보통신 등 GIS 기본SW기술 개발과제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기본 SW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보다 쌍용정보통신이 공급하던 영국 레이저스캔사의 GIS SW인 「고딕」의 소스코드를 1백20만 달러에 구입, 이를 「나라GIS」란 이름으로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으나 「고딕」SW가 최근 업그레이드되면서 구 버전으로 개발됐던 「나라GIS」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외화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GIS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산 SW의 소스코드를 구입해 국내 GIS기술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전산시스템이 개방형 환경으로 변하는 추세에서 한물간 SW를 구매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특히 지난 2∼3년 동안 국산 GIS SW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외면하고 외산 SW를 구매해 외화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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