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 개방조치 이후 움직임 부산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방침 천명에 따라 미국 영화직배사들의 대한 공세와 일본 영상업체들의 국내진출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컬럼비아트라이스타·20세기폭스·브에나비스타 등 미국 영화 메이저사들은 최근 사실상의 영상시장 개방조치인 한국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방침 천명에 따라 일본 영상시장과 연계해 한국 등 아시아시장 공략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며, 일본 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최근 한국과 일본시장을 겨냥, 아시아지역 제작팀을 신설했다. 이 제작팀은 홍콩에 상주하며 내년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가 연간 3∼4편의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 영화제작팀은 아시아 정서에 맞는 영화, 특히 한·중·일 영상시장에 적합한 영화를 제작해 아시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세기폭스도 한국 영상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현지법인의 로컬사업 확대와 한·일 현지법인의 협력사업을 구체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한국법인은 국내시장에서의 극장배급은 물론 한·일 양국 시장을 겨냥한 합작영화 제작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에나비스타는 한국법인이 한·일 프로테이프시장 확대를 위해 비디오 전용 애니메이션을 제작·공급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영화의 소싱사업을 대폭 확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국 현지법인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현지법인의 사업이 구매부문으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 등 일본 영상 관련업체들은 한국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한 대한 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 아래 M&A 전문업체 및 법률 자문회사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영상음반협회측도 올 하반기 들어 M&A사 및 법률자문회사 등으로부터 영상 관련기업의 매물확인 및 전화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가격만 맞으면 인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적극 타진해 오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도시바의 경우 한국의 최대 영상업체인 S사에 대한 자본참여 방안을 포함한 광범위한 시장조사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영상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출 움직임은 내년께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굴지의 일본 음반사들은 이미 한국시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업체들의 대한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 메이저사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한국과 일본을 분리하는 제작 및 공급전략이 전제됐으나 이제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방침에 따라 이같은 분리전략이 필요없게 됐다』면서 그들의 일본시장을 교두보로 한 대한 공세를 경계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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