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애플과 델컴퓨터 양사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어 여타 업체들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도 파산의 위기에 시달렸던 애플컴퓨터는 최고경영자(CEO)의 성공적인 교체와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인 「i맥」의 폭발적인 성공에 힘입어 성장가도에 재진입했다. IBM 호환 PC 진영에서는 신흥의 델컴퓨터가 뛰어난 서비스 정책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리면서 PC업계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양사 성공의 비결은 전문 경영인의 영입, 현대적 감각의 제품 디자인, 인터넷을 활용한 고객지향적인 서비스 개선 등 세 가지가 손꼽힌다.
IMF시대 탈출을 위한 해답을 PC수출 확대에서 찾고 있는 국내 컴퓨터업계에 양사의 성공은 귀감이 될 것이다.
애플 재기의 첫번째 열쇠는 전문 경영인의 복귀다. 지난해 9월 스티브 잡스가 절치부심 끝에 임시 CEO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애플의 재기는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잡스는 우선 기죽은 애플의 치어리더 역할을 수행, 「기 살리기」에 나선 한편 컴퓨터 분야의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잇따른 개혁 조치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잡스는 또 프린터 및 개인정보단말기(PDA)사업을 정리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를 병행했으며 특히 소프트웨어 협력업체들과의 관계개선에 나서 기존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태도를 바꿔 우호적인 협력관계 구축에 적극 나섰다. 애플컴퓨터 제조 및 판매에 처음부터 직접 참여했던 스티브 잡스의 경험이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협력을 중시하고 이를 강화하는 발판이 됐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동안 애플에 등을 돌렸던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맥 진영으로 속속 복귀했으며 이는 곧이어 시판된 i맥의 폭발적인 성공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i맥은 출시 6주만에 27만8천대가 팔려나가는 개가를 올리면서 애플의 재무구조 개선에 일등공신이 됐다. 애플은 최근 마감한 98회계연도 결산에서 3억9백만 달러의 순익을 기록, 2년 연속 적자행진을 마감하고 흑자로 돌아서는 대반전을 이룩했다.
i맥의 성공은 기존 제품과는 다른 참신한 디자인에 있다. 부드러운 곡선의 일체형 케이스에다 녹색 반투명 색상을 채택한 디자인은 기존 컴퓨터 디자인의 개념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또한 성능면에서도 인텔의 펜티엄 4백㎒와 맞먹는 파워PC G3 프로세서, 대용량 4GB HDD 등을 탑재,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
미 PC업계의 또다른 영웅 델컴퓨터는 창립한 지 14년이 되는 비교적 젊은 기업이다. 이 회사의 매출 및 순익은 95년 53억 달러, 2억7천만 달러에서 97년에는 1백23억 달러, 9억4천만 달러로 각각 늘어났다.
또 올 3·4분기 판매실적에서도 미국과 세계 시장에서 60%가 넘는 업계 최고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델의 성공 원동력은 완벽한 고객 서비스에 있다. 일찍이 직판체제를 강화해온 델은 주문제작된 제품을 신속히 공급하고 고객의 지원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했다. 웹이나 전화를 이용, 고객과 직접 접촉해서 제품을 주문받아 제작·공급함으로써 고객의 요구나 불만사항을 신속히 접수하고 반영할 수 있었다.
델은 또 새로운 판매매체인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 가장 강력한 판매채널로 구축했다. 지난해 3월 하루 평균 1백만 달러이던 델의 인터넷 매출은 올 3월에 4백만 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최근에는 6백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애플과 델 양사의 성공비결은 사실 그리 새로운 것만도 아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 힘들었을 뿐이다. 컴퓨터업계에 필요한 충분한 전문지식을 갖춘 외부 경영인을 적극 영입하고, 현대적 감각의 제품 디자인을 개발하는 한편 인터넷을 적극 활용, 고객의 입맛에 맞는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는 작업은 이제 PC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좌우명이 됐다. 새로운 PC산업의 재도약을 꿈꾸는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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