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문명의 산물 중 가장 중요한 데도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도로다. 「쿼바디스」나 「스팔타커스」란 영화에 나오는 로마의 도로는 2천여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로마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역사의 산 증인이다.
달구지가 덜거덕거리는 시골길이나 아스팔트로 곱게 포장된 고속도로의 기본원리도 알고 보면 로마의 도로에서 비롯된다. 물론 로마시대의 도로는 귀족 또는 전사들만이 사용하는 전차용 도로인 반면 오늘날의 도로는 누구나 이용하는 자동차 도로라는 점이 다소 다르기는 하다.
도로는 그동안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했으나 차량사용 인구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골칫거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수많은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차량정체로 인한 물류비용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교통혼잡으로 인해 입는 손실은 연간 1조2천억원에 이르며 이 수치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제조업체의 생산원가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의 세 배인 17%에 이른다니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선진국의 경우 도로에서 발생하는 환경공해와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한편 물류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찍부터 도로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 80년대 초부터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개발에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 도로운용의 효율화에 나섰다.
각국 정부가 ITS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 시스템 구축이 공해문제 해결은 물론 교통사고·혼잡도를 낮추며 물류효율까지 이루는 가장 능률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량정체로 인한 물류비용이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예산부족을 이유로 내년도 ITS관련 연구개발비마저 대폭 줄일 방침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난 70년 완공된 경부고속도로가 경제발전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뒤늦게나마 깨달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대동맥이 될 ITS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예산문제라는 벽에 부딪친 것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아니할 수 없다.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정부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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