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케이블TV망 상향대역" 봉쇄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NO)인 한국전력이 두루넷의 부가통신서비스를 위해 케이블TV망 상향대역을 원천 봉쇄, 상당수의 종합유선방송국(SO)이 시청률 조사 및 컨버터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작년 상반기부터 가입자 댁내까지 인입선을 끌어주는 탭오프 단자에 상향대역을 통해 외부 잡음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이 패스 필터(High Pass Filter)」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O측은 이와 관련, 한전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무선통신설비나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 등을 통해 가입자 댁내 설비나 인입선 등에 수시로 노이즈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 두루넷 가입자의 보호 차원에서 HPF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주에 설치된 탭오프에는 최대 8가구의 인입선을 설치할 수 있는 단자를 부착하고 있는데 한전측은 상향대역을 통해 외부 잡음이 유입되지 않도록 이같은 HPF 설치를 추진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두루넷 서비스의 개통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SO측과 두루넷측은 두루넷 서비스 가입자에 한해 탭오프에 설치된 HPF를 제거한 후 이를 각 가정의 TV단자에 연결해 케이블 모뎀을 통해 20∼30㎒의 상향대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러나 상향대역 필터가 설치되면서 상향대역을 통해 올라오는 정보를 이용해 가입자관리시스템(SMS)을 운영하고 있는 일부 SO들이 상향 데이터를 얻지 못함으로써 시청률 조사는 물론 컨버터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등 한전측의 상향대역 봉쇄에 따른 파장이 잇따르고 있다.

 두루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O의 한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까지도 가입자 관리 등이 가능했으나 탭오프의 HPF 공사 이후 가입자로부터의 데이터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불편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두루넷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다른 SO들의 상향채널까지 막아버려 업무추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케이블TV협회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시청률 조사가 작년에는 SMS와 전화조사를 병행해 실시했으나 올해는 전화조사와 방문조사로 바뀌는 등 한전의 상향대역 봉쇄에 따른 업무차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한편 한국전력의 한 관계자는 『탭오프에 HPF를 설치한 것은 SO들이 관리하고 있는 댁내 설비에서 규정 이상의 잡음이 유입돼 부가서비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밝히고 『SO들의 댁내 설비를 제대로 갖추고 문제가 없다고 인정될 경우 탭오프의 HPF를 제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O에 잡음 유입을 이유로 3중차폐 동축케이블로 댁내 설비를 구축하도록 요구했으나 이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해 결과적으로 부가통신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없어 HPF를 설치하게 됐다』며 상향대역 봉쇄에 대한 책임이 SO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국전력은 현재 두루넷 상용서비스 예상가입자 46만명 가운데 70%에 이르는 30만 가입자 분량의 탭오프에 대해 HPF를 설치해 놓고 있으며, 한전의 케이블TV망을 통한 두루넷 상용서비스는 지난 7월부터 서울 서초·영등포·종로·중구 지역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18개 SO지역에서 8천여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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