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21세기형 중소기업 육성정책

 지금 세계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발전기의 원리가 발견된 뒤 실제로 전기가 생산되기까지는 50년이 걸렸고 발전이 되기 시작한 이후 전기가 가정에 80%까지 보급되는 데는 다시 50년이 걸렸다. 라디오가 발명돼 5천만 사용자가 생기기까지에는 38년이 걸렸고 TV가 팔리기 시작한 뒤 5천만 사용자가 생기는 데 13년이 걸렸다.

 그런데 인터넷이 상용화돼 5천만의 가입자가 생기는 데는 불과 4년이 걸렸을 뿐이고 5천만 가입자에 도달한 1년 뒤에는 1억명으로 늘었다. 1년 사이에 가입자가 두 배가 된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가입자가 두 배 느는 동안에 통신량은 10배가 늘었다.

 이것은 과거의 상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인터넷의 이러한 증가는 단순히 통신분야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서 엄청난 변화를 몰아오고 있다.

 「아마존」은 인터넷서점을 차린 지 수년 만에 3백만 종류의 책을 팔고 있으며 서점도 인쇄소도 없이 세계 최대의 서적판매상이 됐다. 인터넷 증권회사인 「E*Trade」는 고객들에게 증권사 창구를 찾아가는 것보다 훨씬 많고, 훨씬 좋은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훨씬 적은 비용으로 주식매매를 중개해 주고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 미국에는 은행지점도, 행원도 없이 인터넷으로 개설된 은행이 24개나 된다. 이들이 한 건의 거래를 다루는 데 드는 비용은 재래식 은행에서 소요되는 비용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위에 든 보기는 인터넷이라는 것을 통해서 새로운 스타일의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는 예들이다.

 기존의 서점이나 증권회사·은행들은 이에 대응해 재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위험해진다. 그래서 재래식 기업들 중에는 인터넷에 재빨리 대응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바지 제조업체인 「Levi」는 인터넷을 통해 개별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주문하는 사람은 자기의 몸치수를 대고 7백50종의 모델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 모델을 지정할 수 있다.

 한편 「Levi」에서는 이러한 개별적인 주문에 응하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한다. 옷을 깁는 사람은 옛날에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오는 부품을 가지고 같은 제품을 대량생산해 왔는데 지금은 모델과 치수가 다른 수많은 종류의 옷을 생산하되 대량생산했을 때와 같은 능률로 생산을 해야 가격을 맞출 수 있다.

 우리 나라 중소기업들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도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온갖 정책을 생각해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오래된 문제를 어제의 방법으로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 마땅히 내일의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 내일의 방법이란 중소기업을 모두 인터넷에 올려 놓는 일이다. 한국의 제조업 10만개를 모두 인터넷에 올려서 「Korea Market」을 만들고 이를 세계시장에 선전한다. 그러면 이태원의 1백배 정도의 장터를 세계 모든 도시에 갖다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세계시장으로 팔려 나가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소기업 상호간의 거래도 엄청나게 쉬워질 것이다. 중소기업이 인터넷에 가게를 냈을 때 이득을 보는 구체적인 예를 부품구매와 판매 그리고 내부경영 세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먼저 구매의 경우 부품구매자는 인터넷에 떠 있는 전국의 중소기업 이름과 제품을 보고 그 중에서 가장 적절한 것을 가려내 훨씬 싸고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판매분야에 있어서도 지금은 고객을 상대로 발로 뛰고 입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인터넷에 올려 놓으면 전세계 1억명이나 되는 사용자가 고객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태원처럼 세계에서 가장 싸고 좋은 물건을 파는 가게터가 「Korea Market」이라고 알려졌을 때 그 선전효과는 엄청난 것이 된다. 또 내부경영관리는 경리·자재·생산 등의 분야에 인트라넷 기술을 적용하면 재고를 줄이고 원가를 절감하는 등의 효과를 거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이 상대해온 거래업체가 10개에 불과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하면 이것은 간단히 1백개, 1천개로 늘어날 수 있다. 이제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척 많다. 문제는 누군가가 나서서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정보산업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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