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광대역 멀티미디어 통신시대

이문호 아리누리시스템즈 사장

 7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통신 패러다임은 거의 10년을 주기로 변화해 왔다. 전화보급률이 낮았던 70년대의 양 위주 보급률 개선에서 80년대에는 통신망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디지털화로 그리고 90년대에는 인터넷 붐을 타고 정보통신 이용의 일반화로 이어져 왔다.

 이제 약 4백만명이 매일 PC통신을 이용하게 됐으며 온라인 데이터 통신량이 음성 통신량을 초과한 지는 오래됐다. 이제 PC통신을 모르면 「넷맹」이라는 말을 듣는 세상이 됐다.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에는 보면서 들으면서 읽으면서 통신이 이루어지는 멀티미디어 통신이라는 새로운 정보형태가 우리 생활 속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멀티미디어 정보를 기업과 가정에 분배하기 위해서는 광대역 통신망을 필요로 하는데 각 통신사업자들은 이런 망 보급을 준비하고 있다.

 궤도상에서 운행 중인 한국통신의 무궁화샛과 데이콤이 계획 중인 데이콤샛 위성 서비스는 전국에 광대역 위성회선을 제공하며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은 광케이블을 기업의 빌딩 또는 아파트 단지까지 인입하는 광케이블망을 실현해 가고 있다.

 전국에 보급 중인 케이블TV 망도 일정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분배하는 데 손색이 없다.

 일반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PC의 성능도 강력해져서 통신망보다는 먼저 멀티미디어 정보를 다룰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가진 제공자와 그를 이용하는 이용자를 연결하기 위해 광대역 통신망을 보유한 통신사업자가 접속이 용이하고 사용이 편리하며 비용이 경제적인 소프트웨어적인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거나 이미 개발된 솔루션을 도입하면 그만이다.

 멀티디미어 통신이 이루어지면 인터넷으로 구성한 전자상거래의 벽을 뛰어 넘는 변화가 예상된다. 제품소개서·사양서 등 기존의 거래에서 중요시되던 영업 인쇄물이나 제품 샘플까지도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구매자는 직접 제품생산자의 컴퓨터와 연결 제품군을 검색해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면 홈쇼핑TV보다 더욱 상세하게 구석구석 비디오 촬영된 제품의 동영상 화면을 보며 설명자의 설명을 들으며 상세하게 자막 처리된 사양서을 읽을 수 있게 된다.

 필요하면 멀티미디어형 제품 설명서를 다운로드받아 둘 수 있으며 제품 생산회사에 거래조건 따위의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구매 여부를 결정해 구매 요청 메뉴에 들어가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교육은 원거리간 대화형으로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주고 받으며 동영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기존의 일방적인 강의로 구성한 교육 방송과는 궤를 달리한다.

 이밖에 비디오 음반·컴퓨터 게임 등 CD롬 형태 제작물은 온라인 다운로드식 판매 형태로 전세계에 동시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분야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의해 발전해 가는 무한한 기회를 제공받는 반면 범세계적인 경쟁을 감당해야 한다.

 반면 통신사업자는 광대역 회선의 공급능력 자체가 기존 전화회선과는 별도로 새로운 고객의 확보를 의미하게 돼 사업자의 지위를 좌우할 최후경쟁의 장이 될 전망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