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이통 이병두 부장
지난 93년부터 시작된 무선호출서비스가 한동안 고속 성장가도를 달리다 지난해 개인휴대통신(PCS)이 등장하면서부터 가입자가 급속히 감소하는 등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존 고객이 다른 통신서비스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신규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갈 수 있는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나래이동통신 연구개발팀 이병두 부장(35)은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무선호출을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향상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특히 사업자들의 가입자 이탈 방지책과 신규가입자 확보를 위한 대부분의 전략이 부가서비스와 관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맡고 있는 업무는 국내 무선호출 업계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부장은 지난 93년 나래이동통신에 입사한 이래 기술·연구개발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다. 단순히 번호호출만 가능하던 초창기 무선호출에서부터 현재의 문자호출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그가 고안해낸 서비스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통신기기 제조 분야에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이 부장은 이 회사에 입사한 지 1년 만인 94년에 음성사서함과 팩스메일·데이터메일이 가능한 종합사서함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부가서비스를 비롯해 정보제공서비스 등을 잇따라 개발했으며 지난 96년에는 015사업자들의 광역서비스 개발 팀장을 맡아 그해 12월 통신학회에서 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94년에 개발해낸 무선호출기를 사용한 원격 시동장치 등 원격제어서비스는 상용화에는 실패했지만 무선호출 산업의 잠재성을 보여준 것으로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선호출 영역은 생각보다 매우 다양합니다. 다만 통신문화가 어느 정도 성숙했는가에 따라 통신서비스 수요가 달라지므로 앞으로 무선호출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업자들이 주축이 돼 통신문화를 개선하고 소비자들에게 이를 이해시켜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장은 이처럼 통신서비스가 진정한 가치를 가지려면 사회가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96년 교환원 직접통화 방식으로는 업계 최초인 「메신저」 문자호출서비스와 최근 시범서비스에 들어간 「엔조이서비스」는 바로 고객들의 통신수요를 파악해 내놓은 대표적인 상품.
이 부장은 고객들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늘 분주하다. 팀원 30명과 온종일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회의를 주재하기도 하고 사장 등 임원과 1주일에 한번씩 브레인스토밍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현실화한다.
그는 앞으로 무선호출서비스가 컴퓨팅과 유무선전화·무선데이터 기술이 복합된 형태로 전환해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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