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업계, "脫퀄컴" 움직임 가속

 그동안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이 전적으로 의존해왔던 퀄컴의 CDMA칩 탈피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개인휴대통신(PCS) 뿐만 아니라 내년에 상용화될 광대역 CDMA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선가입자망(WLL)등 차세대 통신시스템에서 두드러지고 있어 퀄컴사에 대한 기술 및 부품 의존도는 향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최근 폴더형 CDMA 휴대폰인 스타택을 선보인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은 국내 최초로 이 제품에 자체 개발한 CDMA칩을 채용했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은 이 휴대폰을 국내 한 중소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받고 있는데 앞으로 이 칩의 채택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CDMA칩을 표준제품으로 개발,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텍은 오는 12월에 선보일 셀룰러 단말기에 미국의 DSP커뮤니케이션스사의 CDMA칩을 채용한다고 최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현재 국내 단말기 생산업체들이 퀄컴사의 시장 지배력을 감안, 부품 다변화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텍의 공식적인 발표는 다른 단말기업체의 파급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CDMA칩을 개발중인 LSI로직사도 내년 상반기부터 한국내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LSI로직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1, 2개 업체가 내년 하반기부터 LSI로직의 반도체를 채용한 단말기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을 다변화하려는 정보통신업체의 움직임과 함께 국내 반도체업체의 CDMA관련 칩 국산화도 잇따르고 있다. LG반도체와 삼성전자는 최근 MSM칩과 더불어 CDMA 핵심부품인 BBA칩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준비중이다.

 광대역 CDMA기술을 근간으로 내년에 상용화될 예정인 WLL사업과 관련해서는 퀄컴사가 아예 배제될 전망이다. 이들 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시스템업체들이 대부분 모토롤러나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루슨트테크놀로지스사의 디지털신호처리기(DSP)와 주문형반도체(ASIC)를 중심으로 WLL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CDMA 관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반도체업체들이 CDMA시장 참여가 크게 늘고 있다』며 『퀄컴측의 독점적인 지위로 그동안 적지 않은 피해를 감수했던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이 부품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합쳐져 퀄컴에 대한 부품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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