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지식경쟁력 강화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부가가치의 원천이 노동과 자본에서 지식과 정보로 이전돼, 「규모의 경제」에서 「지식기반 경제(Knowledge-based Economy)」로 변모하는 것이 선진국의 일반적인 추세다. 지식기반 경제는 지식과 정보의 흐름에 기초해 기존 산업의 운영원리를 전면적으로 혁신, 저비용·고효율 체제로 전환하고 지식과 정보관련 산업이 전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산업으로 부상하는 것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산업사회의 대량생산 방식이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창조력과 사고력을 갖춘 지식근로자의 비율이 점차 증가되고 있다.

 지식기반 경제가 확산되면서 제조업 분야에서도 종래의 물적 자본이나 노동력 투입뿐만 아니라 지식관련 요소의 투입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으며, 그 결과 기획·디자인·광고·마케팅 등 지적자본의 투입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0년에 대량생산공장의 산업부문 노동자가 15% 이하로 감소하고 정보를 수집·분석·처리하는 순수 정보부문의 노동자 비율이 4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식기반 경제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가경쟁력의 의미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국가경쟁력은 주로 군사력으로 대표됐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동서냉전체제로 접어들면서 정치외교력이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리고 소련의 붕괴로 인해 냉전체제가 종식되면서 이제 경제력이 국가경쟁력의 주요 척도가 됐다. 이와 같이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된 국가경쟁력의 의미는 이제 21세기 지식정보시대를 앞두고 또 한 번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식경제가 확산되면서 한 나라의 지식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국가경쟁력은 산업화 시대의 산업경쟁력이 아니라 지식경쟁력일 것이다. 벌써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이 빠른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국가간에 지식생산성의 격차가 급속히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례는 「주라기공원」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영상산업과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의 비교일 것이다. 그리고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우리의 노동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노동자 개개인의 지식수준의 격차에 기인하고 있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우리는 선진국과의 지식격차로 인해 낮은 노동생산성을 나타내며 동일한 재료와 기계를 사용해서 선진국이 10만 달러 가치의 상품을 만들어내면 우리는 겨우 1만 달러의 상품밖에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식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책 방향은 단적으로 정보화 기반의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지식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마련된 탄탄한 정보화 기반 위에 지식체계를 구축해 국가구조 자체를 지식기반 국가로 전환시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산업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사회 가치와 경제 규범을 지식기반 국가로 전환시키기 위해 먼저 정보화 기반을 더욱 강화하면서 동시에 국가사회 전반의 지식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식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두 번째 정책과제는 지식인력 양성을 통한 인적자본의 축적이다. 지식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이며 특히 지식과 정보를 체득한 인적자본이다. 따라서 지식정보사회를 이끌어 갈 지식근로자와 지식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전반적인 교육의 혁신이 불가피할 것이다.

 지식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 번째 정책과제는 정부자체의 혁신이며, 이를 통해 정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제 정보기술의 활용을 통해 정부활동의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전자정부의 개념을 넘어 이제 지식의 창출·유통·확산을 목표로 하는 지식정부를 지향함으로써 정부조직의 IQ를 높여야 할 것이다.

 제2의 건국을 성취하기 위해 정부는 정보화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지식의 생산·유통·활용 체계를 고도화하고 우수한 지식근로자와 지식시민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정부 자체의 지능을 향상시키려는 혁신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며, 기업은 내외부의 지적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지식과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지식경쟁력 강화는 곧 제2의 건국을 열어가는 황금열쇠가 될 것이다.

<박성득 한국전산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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