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로 창립 25주년을 맞는 삼성전기. 이 회사는 올해 2조5천억원의 매출로 세계 7대 부품업체로 우뚝 올라서 이제 3분의 1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3분의 2를 직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28일 기자와 만난 이형도 사장은 자신도 삼성에 입사한 지 25년이 되어 특별휴가를 받았다면서 경영활동과 관련, 여러 가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우선 축하드립니다. 삼성전기가 25년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하나는 지속적으로 사업구조를 혁신해 온 일입니다. 그동안 두번의 대변신이 있었습니다. 지난 83년 산요전기가 합작회사의 지분을 철수해가면서 「홀로서기」에 나서 기술자립화의 토대를 다졌으며 93년 신경영에 맞춰 사업구조를 혁신했습니다. 제품구조를 보면 5년 전과 비교해 AV부품의 비중이 70%에서 28%로 줄어든 반면 정보통신부품의 비중은 30%에서 72%로 늘어났습니다.
또다른 것은 건강한 기업문화입니다. 「월드톱 라인 만들기 운동」과 「싱글 ppm운동」같은 합리화 활동을 전개해서 좋고 싸고 빠르게 만드는 품질, 생산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던 것도 특유의 기업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선진업체와 비교해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을 것으로 보는데.
▲품질과 생산성은 선진업체와 대등한 수준에 올라섰으며 정보인프라는 올해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SAP R/3가 정착되면 오히려 앞설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기술개발력으로 아직도 소재기술 확보와 신제품의 선행개발이란 측면에서 솔직히 선진업체들과 차이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현재 영상부품과 기판은 세계 톱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칩부품과 이동통신부품도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신규사업인 광부품과 MR헤드 사업에선 선진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아인수에 실패했습니다. 자동차부품 사업에는 영향이 없습니까.
▲자동차부품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가 생산 첫 해이기 때문에 적자는 불가피합니다. 대규모 투자가 소요된 신규사업일 경우 3년 정도 지나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삼성자동차의 향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독자적인 영업력을 강화해 삼성자동차 이외의 판매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현재 미국 자동차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잘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으로 조직분위기가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해 온 결과 이번 구조조정에선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조직이 안정되고 있어 오히려 기술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튜터제도」라는 기술인력 조기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인력 육성과 「특허보상제」같은 벤처개념의 파격적인 인센티브제도를 도입, 연구개발 분위기를 활성화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난해 12월 설립한 재료연구센터를 확대하는 한편 국내외에서 우수 연구인력을 영입하고 벤처기업과의 사업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보인프라도 구축, 스피드경영을 실현해 나갈 방침입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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