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보험영업을 하는 이모씨는 PC를 사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미국의 컴퓨터통신판매 회사인 델컴퓨터 웹사이트에 들어간다. 이씨는 자신의 신상정보와 원하는 사양가격대를 입력한다. PC의 기능이나 성능에 대해서 잘 모르면 전문가 조언코너 선택으로 용도에 따라 주메모리 용량이나 클록속도 등 어려운 선택항목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은 보험사원이므로 데스크톱PC보다 노트북컴퓨터를 사는 게 유리하다. 일주일 후 노트북용 모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번에 사는 게 더 좋을 것이다.』
델컴퓨터는 이러한 조언과 함께 이씨에게 도움이 될 노트북PC를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이씨가 만족할 경우 자금결제 방법과 카드번호 그리고 제품을 받을 주소를 입력하면 컴퓨터 구매가 끝난다. 이것은 조만간 우리가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터 구매 패턴이다. 델컴퓨터가 가상기업(Virtual Corporation)을 개설하고 인터넷을 통한 주문형 PC 판매를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기업」을 처음 창시한 사람은 미래학자인 벨 데비다우(Bell Dabidow)다. 그는 21세기 정보통신혁명시대에 맞춰 미국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관한 모델로 이 개념을 개발했다. 가상기업이란 생산·주문·판매·금융거래 등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를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기억장치를 의미하는 가상 메모리(Virtual Memory)라는 컴퓨터 용어에서 따온 것으로 현재 고객이 매장에 직접 나가서 제품을 고르고 대금을 지불하는 거래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기업과는 전혀 다른 미래형 첨단기업이다.
얼마 전 미국 컨설팅 전문업체인 서미스트레티지사의 마티 그룬 부사장이 한국케이던스의 초청으로 우리나라에 왔다. 그는 『21세기를 맞아 어떤 업종이든 물류·생산·거래·마케팅에서 혁신적인 효율을 거두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특히 IMF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가상기업으로 변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시장의 생리상 가상기업시대는 오게 돼 있고 이를 늦게 시작하는 기업일수록 경쟁력에 뒤질 수밖에 없다는 그룬 부사장의 지적을 경청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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