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IMF시대 정보화 공공근로사업

 정부는 1백50만명이 넘는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뢰성 있는 실직자 재취업 훈련과 공공근로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도 최근 1천3백50억원의 예산을 투입, 3만3천7백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공근로사업의 세부적인 내용은 몇 가지 분야별 디지털화사업에 방향이 맞춰져 있다.

 영상디지털화에 2백32억원, GIS 관련 디지털화 4백억원, 등기전산화 2백억원, 전자도서관 1백억원, 건축물대장 등 DB화 87억원, 정보화지원사업 3백25억원 등이다. 대부분의 항목은 이미 공공 프로젝트로 시행되고 있는 분야들을 다시 한 번 언급한 데 불과하고 2백32억원이 배정된 영상디지털화사업만이 비교적 새로운 사업으로 발표된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공공부문의 미진한 디지털화 수준은 이해가 가지만 그동안 진행되고 있는 사업항목을 신규 공공근로사업의 항목으로 배정한 것이 과연 얼마나 많은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특히 영상디지털화 부문은 문화관광부와의 사전협의가 얼마나 된 것인지, 꼭 정보통신부의 사업으로 추진돼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보화 공공근로사업의 의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21세기를 대비하는 국가차원의 정보화사업이고, 둘째 최근 IMF로 인한 실직자 발생과 정보화사업 위축에 따른 일시적 대안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두 가지 성격을 내포하는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정보화 근로사업의 진행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개발해야 할 아이템을 제대로 선정해야 하고, 정보산업 분야에 일시적인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한다.

 또한 교육과 감독 등 근로사업을 위한 인프라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하며, 분야별 전문가를 활용해 실무 위주의 효율적인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관련 사업체에 대한 프로젝트 참여 및 이에 따른 고용확대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정통부 자체 조직 및 타 부서의 협조 아래 지역단위 정보화 공공근로사업장 사업을 별도 과제로 선정, 추진해야 할 것이다.

 즉 전반적으로 현실성 있고 시급한 세부과제를 우선 순위로 선정하고 미래에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과제를 시급히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디지털 자료의 공공 활용성이 높고, 국제적으로는 상품으로서 부가가치가 높이 예견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공공근로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국민 정보화교육 차원에서 정보화교육훈련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지털화 아이템 선정도 타 부처 관련 아이템과 사업진행이나 예산배정 등을 충분히 사전 조율해야 한다.

 이미 정통부가 실직자 재취업 훈련기관을 지정했지만 정통부에서 직업훈련과 고용보험 교육훈련 기관으로 지정받거나 실직자 재취업 훈련을 시행하고 있는 곳이 여러 개 있다. 이를 활용해 미래지향적인 전문훈련을 제대로 시켜 볼 만하다.

 그동안 정보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 실직자나 미취업자들이 전문정보교육을 받게 되면 정보화 공공근로사업의 단순작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정보화 기초능력을 충분히 갖춘 인력 풀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실직자들의 임시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정보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정보화 취약층인 여성에 대한 집중 교육을 통해 국민 전체의 정보화교육에 대한 마인드를 확산시키고 시장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대규모 디지털화사업은 여성관련 단체나 기관 등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전국적인 활동력과 기반을 갖추고 있는 비영리 법인 및 산·학·연의 여성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렇게 하면 전국 동시 다발적인 정보화교육과 함께 공공근로사업의 신규인력 창출이 용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직종을 창출하고 중고급 여성인력의 전국적인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정보화 공공근로사업은 단순한 국민 정보화교육 차원의 소양교육보다는 자체적인 생존능력을 갖추는 수준의 정보통신 관련 교육훈련이 돼야 한다.

 특히 공공근로사업의 진행이 적은 예산이나마 꼭 필요한 곳에 집행되기 위해서는 비영리 법인이나 단체 등의 공정한 경합을 통해 중첩성이 없고 효과적인 사업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공근로사업장이 실질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여건을 고려할 때 민자유치를 통해 기본적인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갖추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이번 공공근로사업을 미래를 보는 정보시대의 국가적인 대응의 일환으로 시행해 나간다면 IMF의 위기를 21세기 국가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그리 허황된 것만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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