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하라.」
워드프로세서 공급업체들이 펜으로 종이에 쓸 수 있는 각종 한글과 고어는 물론 소리로 표현되는 의성어까지 지원할 수 있는 완벽한 한글 워드프로세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를 둘러싼 기술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한글과컴퓨터·마이크로소프트·삼성전자 등 국내 3대 워드프로세서 개발 및 공급업체들은 522돌 한글날을 맞아 기존 제품의 단점을 대폭 보완한 「차세대 워드프로세서」의 비전을 잇따라 발표해 워드프로세서 사용자들과 관련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는 9일 한글날을 맞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언론사 및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한컴의 향후 비전을 소개하는 선포식을 갖는다. 한컴은 이날 향후사업에 대한 구체적 전략과 목표를 공개하는 한편 내년에 출시될 「아래아한글 5.0」의 향상된 기능도 집중 소개해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의 아성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컴이 개발하고 있는 「아래아한글 5.0」의 기본개념은 지금까지 「아래아한글」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불만을 대폭 수용해 「가볍고 빠르고 호환성이 뛰어난」 제품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컴은 앞으로 윈도표준 라이브러리를 사용함으로써 프로그램 크기를 줄이고 속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한컴은 「아래아한글 5.0」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워드」 및 「MS오피스」와 데이터를 호환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해 기존 사용자들의 불만을 최대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한컴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을 위해 전문 프레젠테이션 기능, 스프레드시트 및 차트기능, 공동작업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재민)는 최근 내년 3월에 차세대 워드프로세서인 「워드2000」을 소개하고 국내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워드2000」은 조합형 한글 1만1천1백72자를 완벽하게 구현하고 표현 가능한 고어 1백30만자와 2만자의 한자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세계 주요 40여개의 언어와 완벽하게 호환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워드2000이 메뉴와 도움말에서 다국어를 지원하고 인터넷 환경과 동일한 디자인의 대화상자를 제공하는 등 인터넷 시대에 알맞은 워드프로세서를 지향하고 있다』며 『특히 워드2000은 국가표준인 유니코드 버전 2.0을 지원하고 있어 윈도98을 가장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2000」의 가격을 기존 「아래아한글97」과 같은 수준인 3만∼5만원으로 책정해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자체 개발한 워드프로세서 「훈민정음」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오는 12월 「훈민정음 오피스98A」를 출시해 워드프로세서 및 오피스제품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유니코드에 입각한 한글조합형을 지원해 한글 고어 50만자 가량을 입력할 수 있도록 기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세로쓰기·원고지쓰기 등의 기능은 물론 「아래아한글」 파일을 「훈민정음」에서 불러오고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해 기존 「아래아한글」 사용자들을 최대한 흡수할 계획이며 9일부터 PC통신(go sec)이나 인터넷(http://www.sec.co.kr)을 통해 훈민정음이 없는 사람도 훈민정음 파일을 볼 수 있는 「훈민뷰어」를 무료로 배포해 자사제품의 보급을 촉진할 예정이다.
한컴의 한 관계자는 『이제 세로쓰기나 고어표기와 같은 기능은 업계에서 보편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는 자연어 처리기능 채택 여부가 기술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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