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디지털방송을 개시한 데 이어 독일도 디지털방송을 위한 청사진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정부는 최근 「디지털방송준비위원회(IDR)」의 제안을 받아들여 오는 2010년까지 현재의 TV방송을 완전 디지털화한다고 밝혔다.
주(州)를 비롯해 연방정부·매체관리기구·공영 및 상업방송사·유선망사업자·제조사·소비자단체 등의 대표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는 지난 5월 보고서 초안을 발표하고 그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번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 정부로부터 동의를 얻어낸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TV·언어·영상정보·커뮤니케이션 등이 혁신적인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컴퓨터기술을 기반으로 점차 「포괄적인 매체통합체계」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같은 바탕기술이 바로 디지털기술이라고 규정했다.
통신·컴퓨터분야 등에서는 디지털기술이 실현되고 있는 반면에 방송분야에서는 디지털기술이 아예 빠져 있거나 있어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스튜디오 작업에서는 디지털기술이 도입되고 있으면서도 실제 프로그램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방송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로 제작된 프로그램은 제한된 시청자에게만 수용되는 등 방송이 「매체통합체계」에 편입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보고서의 내용 중 디지털방송 전환일정을 보면 우선 지상파TV는 2000년대 초반까지 신규 디지털방송국을 설립, 정규방송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한편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의거해 전국적 방송망을 구축하되 아날로그 지상파TV 방송은 신설이나 확장을 금지토록 했다.
이어 2010년에는 지상파TV 방송망의 디지털화를 완료하고 아날로그TV 방송은 전면 중지키로 했다. 단지 2003년까지 수신기 보급률 등 국내외 상황을 재검점해 일정을 재조정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유선과 위성을 통한 디지털TV의 경우 유선망사업자·방송사업자·수신기제조사 등은 시장활성화에 걸맞은 디지털화 일정을 추진하고 과도기에도 방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원칙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2010년까지 순차적으로 디지털TV 프로그램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수신기 보급률을 95%까지 끌어 올리기로 했다.
디지털 오디오방송(DAB)은 미래의 디지털 지상파 라디오시스템으로, 아날로그 FM라디오방송과 더불어 늦어도 99년 봄에는 방송을 개시하는 하는 한편 위성과 디지털TV방송 도입시기와 연계하지 않고 유선을 통해서도 디지털로 방송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방송준비위원회의 이 같은 계획은 법적 강제사항은 없다. 그러나 준비위원회를 설치한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준비위원회 내부에서 의견일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디지털방송 일정은 어느 정도 의무성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정부의 디지털방송 일정발표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들은 환영하고 있다. 우도 라이터 MDR 사장은 『디지털방송이 방송사와 시청자·독일 전체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기술도입을 전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시사했다. 민영방송통신연합(VPRT)도 디지털방송 일정을 공영 및 상업방송과 관련 당사자들간 건설적인 공동작업의 결과라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단체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신기들이 하루 아침에 쓸모없는 폐품이 되지 않도록 디지털방송 도입시 충분한 경과기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정치권에서도 보고서의 내용이 달콤한 말로 채워져 있다고 비판하면서 시청자들이 좋다고 인정할 때만 디지털방송이 성공적으로 개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디지털방송이 소비자들을 비싼 유료채널로 유인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료=방송동향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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