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스페이스센터,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와 같은 우주발사체 발사장이 국내에 세워진다면 어느 지역이 적당할까.
최근 북한이 3단계 로켓을 「대포동」이란 지역에서 자체기술로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로켓발사장 건립 및 장소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국내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발사장을 건립할 경우 동해안보다는 서해안과 남해안이 유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 인근의 가파도와 마라도가 가장 유력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가 지난 91년 국내 로켓발사장 건립을 위해 경북 경주군 감포읍, 울진군 울진읍 일대, 전남 소흑산도 일대, 제주도 가파도·마라도 일대를 대상으로 타당성을 조사 분석한 「로켓발사장 기초연구」자료에 따르면 조사지역 중 제주도 가파도와 마라도가 우주발사장 건립에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보안유지가 용이하고 기존 지형을 발사장으로 이용하더라도 그다지 큰 공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평가하고 있다. 또 제주 모슬포항구에서 접근하기 쉽고 발사장을 설치할 경우 로켓의 방향설정이 양호해 발사장 건립의 최적지로 꼽았다.
특히 마라도는 면적이 9만7천평에 불과하나 주민이 20여가구밖에 안돼 이주민 대책문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파도는 면적이 71만평에 이르러 발사장 건립에 최적지나 주민 거주수가 2백여가구나 돼 이주에 따른 보상문제가 까다로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가파도나 마라도가 우주발사체 발사장으로 꼽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육지에다 발사장을 건설할 경우 최소 60만평의 부지가 필요한 데 비해 도서지방은 소요부지 면적을 상당량 감소시켜도 임무수행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휴전선과 멀리 떨어져 있고 해군이나 경찰의 협조를 받을 경우 보안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등 운영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들 지역에 비해 경북 감포와 울진 지역은 관광객들이 많고 주민들의 관광 휴양지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해 소요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전남 소흑산도 지역은 한반도 최서남단에 위치하고 면적도 2백75만평에 이르며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보안유지가 용이하나 안개가 빈번히 발생하며 육지에서 접근하기가 어려워 발사장 건립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우주발사장 건립에 입지여건이 매우 까다로운 것은 막대한 비용을 들인 로켓의 발사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발사장은 로켓 발사에 따른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발사체에 이상이 생기거나 로켓의 잔해물이 타국에 떨어져 외교적 마찰이 생기는 등의 불상사를 없앨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발사장은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각종 제반시설 및 첨단 보안장비, 제어시스템, 분석장비 등 을 갖춰야 하는 만큼 발사장의 위치선정은 항공우주산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편 우주발사장은 미국·러시아·프랑스 등 항공우주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 등 개도국도 보유하고 있고 현재 2개의 우주발사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1년내내 각종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갖춘 해외발사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는 2010년께 발사장 건립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전=김상룡 기자〉
경제 많이 본 뉴스
-
1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2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기 지정
-
3
GDP 2배 넘는 민간 빚…“금리 인하기, 금융취약성 커져”
-
4
빗썸, 휴면 자산 4435억원 반환 나선다
-
5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6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7
최상목 “韓 권한대행 탄핵소추 국정에 심각한 타격…재고 호소”
-
8
내년 실손보험 보험료 '7.5%' 오른다
-
9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10
녹색채권 5兆 돌파…“전기차·폐배터리 등 투자”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