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PCS 상용화 1년.. 얻은것과 잃은것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온 개인휴대통신(PCS)이 등장한 지 1일로 한 돌이 됐다.

 PCS가 양사체제의 국내 이동전화시장을 5사 경쟁체제로 변화시키며 서비스 1년만에 5백만명 가까이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것은 가히 대단한 돌풍이 아닐 수 없다.

 PCS는 불과 1년만에 4백50만명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유치, 이동전화를 대중적인 통신수단으로 발전시켰으며 첨단 부가서비스의 잇따른 개발로 정보단말기로서 그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PCS의 이같은 실적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최단기 성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PCS는 이동전화시장 전체에 불꽃경쟁을 촉발시켜 전체 가입자수를 1천2백만명선으로 늘려 한때 소수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이동전화를 대중적 통신수단으로 확산시킨 1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의 이면에는 경영부실을 자초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상처뿐인 영광」으로 비유되고 있다.

 이동전화업계는 2백만명선을 손익분기점으로 잡고 있으나 아직까지 SK텔레콤을 제외하고는 2백만명을 넘어선 업체가 없어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적자가 누적되는 기형적인 경영구조를 안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이 매출액보다 더 커져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결과를 초래한 경우도 있다. 보조금보다 더 큰 문제는 PCS업체마다 초기 설비비로 1조원이 넘는 실질적인 부채를 떠안고 있어 막대한 이자부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무분별한 가입자수 확대에 따른 요금연체와 미납채권이 급증해 지난 7월까지의 이동전화 5사 미납액 규모가 1천67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빚더미 재무구조로는 경영상태를 호전시켜 건전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한계가 있다.

 PCS업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로 이동전화시장을 새롭게 가꾸어야 한다. 우선 경영구조를 건실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이동전화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도 하나씩 결실로 이어지고 있어 이동전화업체들로서는 새로운 원군을 얻은 셈이다.

 지난달 한솔PCS와 벨캐나다에 이어 이달에 합의한 LG텔레콤과 영국 브리티시텔레컴과의 전략적 제휴도 국내 PCS사업자들의 경영부실을 호전시키는 보강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이를 통해 세계적 정보통신기업으로 성공하는 발판을 단단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동전화업계가 외자유치, 기지국망 공동이용 등을 통해 살 길을 찾고 있는 것도 PCS 1년이 남긴 교훈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동전화업계의 사업구조조정은 현재의 상태로는 더 이상 적자 투성이의 경영상태를 호전시키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PCS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PCS는 3세대 이동전화로 이어지면서 점차 안정구도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공멸을 자초하는 무한 출혈경쟁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 위성이동통신(GMPCS)망이 연동되고 고속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해지는 등 앞으로 제공될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PCS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특히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시설공유를 통한 설비투자비 절감과 대규모의 외자유치로 경영안정을 꾀할 수 있다면 사업구조조정의 망령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험과 상처를 안고 이제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이동전화 특히 PCS업계의 관건이다. 건전한 시장질서를 파괴하는 무리한 경쟁은 공멸을 자초할 뿐이라는 교훈을 되새겨 우리나라가 2000년대 정보대국으로 나아가는 데 첨병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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