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뜨거운 감자"

 공영방송인 KBS의 재원 가운데서 광고수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공영방송의 바람직한 재원구조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올들어 KBS 내부를 중심으로 지난 17년간 월 2천5백원선에 묶여있는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자주 개진되면서 KBS의 재원정책 방향이 방송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KBS측은 IMF사태 이후 일반 국민들의 수신료 인상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감이 심한데다 시민단체들이 공영방송의 위상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태여서 수신료 인상 문제를 드러내 놓고 거론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기회만 온다면 언제라도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KBS는 최근 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재원조달방안중 하나로 수신료 인상방안을 이미 제시했다. 오는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신료를 인상해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도입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사실 수신료문제는 공영방송의 전체적인 위상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국가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수신료 수입은 공영방송의 재정적인 기초를 이루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압력에서 벗어나 독립된 운영을 할 수 있고 상업주의와 광고주의 영향을 덜 받게 되기 때문이다. 역으로 시청자들은 수신료 납부의 대가로 공정하고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방송을 공영방송측에 적극 요구할 권리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영국의 BBC나 일본의 NHK는 수신료 수입을 주요 재원으로 하고 있으며 유럽의 다른 공영방송도 광고수입 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수신료가 역시 중요한 재원중 하나다.

 KBS 역시 수신료와 광고수입이 주요 재원구조를 이루고 있다. 작년을 기준으로 할 때 KBS의 재원구조는 수신료가 41%, 그리고 광고료가 5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4년에는 광고료 수입이 전체의 66%에 달하기도 했다. 광고의 비중이 높은 것이다.

 KBS는 현재 6대4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광고료와 수신료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역전시켜 수신료가 전체 재원의 60∼70%선을 차지할 수 있도록 재원정책을 펴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상업방송과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공표해 왔다.

 이같은 차원에서 그동안 수신료 인상문제가 산발적으로 거론돼 왔다. 특히 최근들어선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선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주로 전개하고 있다.

 방송계에서도 공영방송인 KBS가 본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수신료 위주의 재원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디지털 다채널 시대의 방송정책과 공영방송」 세미나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김대호 박사는 디지털방송을 선도하고 통일후 방송에 대비하기 위해선 수신료 중심의 재원구조를 갖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계명대 강대인 교수 역시 광고수입이 상대적으로 높은 재원구조는 KBS를 불가피하게 시청률 경쟁에 휩싸이게 하는 요인이 된다며 광고수입의 비율을 대폭 낮추는 방향으로 재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교수는 수신료 책정을 물가인상과 연동시킬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해야만 KBS가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수신료 중심의 재원구조에 대해선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있으나 KBS수신료 인상을 바라보는 일반 국민과 시민단체들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는데 KBS의 고민이 있다. 일반 국민들은 수신료가 재산이나 수입 수준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징수되는 인두세 개념에 가깝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민단체들은 KBS의 공익성이 확보되지 않는한 수신료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IMF사태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일반 서민의 입장에선 수신료 인상이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KBS가 과연 앞으로 수신료 인상문제, 한발 더 나아가 재원정책을 어떻게 펴나갈지 주목된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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