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환경관련 인증제도에 대한 가전업계의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가전업계가 환경친화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환경부와 산업자원부가 각각 명칭만 다를 뿐 거의 동일한 내용의 인증업무를 별도로 시행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도 소비자들에게는 혼선을 주는 등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일부 인증제도의 획득을 거부하는 한편 유사 인증제도의 통폐합을 제기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산자부와 환경부가 각각 실시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환경인증제도인 「ISO-14000」과 「환경친화기업」이 동일한 내용이며 제품에 대한 환경인증인 환경부의 「환경마크」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제」와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환경부와 산업자원부가 ISO-14000시리즈의 라벨링에 관한 사항(20시리즈) 가운데 전압 및 에너지사용량 등 항목별 환경점수 표기에 관한 부문에 대해 각각 가칭 「환경성적표시제」와 「환경성표시인증」이라는 제도를 마련해 서로 맡겠다고 주장, 정부부처간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현재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제를 제외한 인증제도의 경우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가전업계가 자사제품의 차별화를 위해 ISO-14000과 환경친화기업에 대한 인증을 획득하려면 공장당 각각 5천만원 이상, 환경마크의 경우도 가전제품은 1개 모델당 1백만원의 인증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전 제품에 부착하려면 업체당 수억원대의 비용이 필요한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환경관련 인증을 획득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인증제도의 중복으로 인해 투자된 만큼의 효과는 거둘 수 없다』며 에너지관리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제의 1등급 기준과 거의 비슷한 환경마크에 대해서는 인증획득을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환경마크를 주관하는 환경마크협회는 최근 가전제품에 대한 인증료를 기본모델에만 부가하는 방법으로 인하하기도 해 환경마크가 당초의 목적대로 기업들의 환경친화제품 개발을 유도하는 구실보다는 사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환경관련 인증제도의 기준이 비슷해 이들 가운데 하나만 획득해도 충분한데 이처럼 중복되고 또 여러 종류로 나누어지면서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며 『국내 환경관련 인증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부처들이 서로 협력해 유사한 종류의 환경관련 인증제도를 하나로 묶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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