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플컴퓨터의 「i맥」 열풍이 미국을 넘어 일본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i맥의 인기는 가히 A급 태풍에 맞먹는 듯하다. 8월 미국시장 컴퓨터 판매대수 조사에서 i맥은 단일기종 컴퓨터로는 휴렛패커드(HP)의 PC 「퍼빌리언6330」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출시된 지 불과 17일만에 이같은 성과를 올린 i맥은 기세를 몰아 8월말 일본에 상륙, 이달치까지 예약 판매가 끝나는 등 전세계적으로 선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맥 인기의 근원은 지금까지의 컴퓨터와는 다른 신선한 디자인에 있다. 부드러운 곡선의 일체형 케이스에다 기존의 따분하고 천편일률적인 연갈색 컴퓨터를 일거에 퇴물로 만들어버린 녹색 반투명 색상 등 i맥은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기존 컴퓨터의 개념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애플은 i맥이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각종 매장·인터넷카페 등 디자인이 중시되는 곳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디자인은 i맥의 인기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디자인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힘들었을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
실제 성능 면에서도 i맥은 탁월성을 보여주고 있다. 펜티엄 4백㎒와 맞먹는 처리속도를 가진 2백33㎒ 파워PC G3프로세서, 대용량 4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최대 1백28MB로 확장할 수 있는 32MB SD램, 24배속 CD롬드라이브 등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애플 제품 가운데는 최초로 56Kbps 모뎀을 장착했고 10/100베이스T 이더넷 커넥터와 4Mbps의 적외선통신기술(IrDA)을 갖추고 있는 등 통신 및 네트워크기능이 강화됐다. 인터넷을 의미하는 i맥의 「i」자가 전혀 손색 없을 정도. 최근의 인터넷붐을 생각해보면 애플이 i맥 보급에 얼마만큼 힘을 쏟고 있는가 하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브라우저 이용에 있어서도 i맥은 지금까지 매킨토시가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만을 채택해오던 데서 벗어나 인터넷 익스플로러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i맥이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은 PC용 주변기기 접속규격인 USB(Universal Serial Bus)를 채택했다는 점. 이에 따라 이 규격을 지원하는 키보드·마우스·프린터·스캐너·저장매체 등과의 연결이 가능해졌다. 주변기기 연결에 제한이 있던 매킨토시 기종으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을 한 셈이다.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를 없앴고 키보드와 마우스의 색상 및 디자인을 컴퓨터와 일치시키는 등 미래형 설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밖에 애플의 제품으로서는 비교적 저렴한 1천3백달러라는 가격도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한마디로 말해 i맥은 지난 70년대 최초의 개인용컴퓨터인 애플Ⅱ 이래 컴퓨터역사를 다시 한번 바꿀 수 있는 애플의 회심작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1월초 출시될 예정. 애플 제품을 국내에 독점 판매해온 엘렉스컴퓨터는 우리의 IMF상황을 감안, 2백2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엘렉스는 전문 「i맥센터」를 개설하고 내달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가 예약고객들에게 우선 공급한 후 나머지 물량을 일반에 공급할 계획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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